[손바닥 낙서 149] - 갑작스러운 정전, 그리고 촛불, 특별한 저녁 시간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조리할 음식들을 꺼내놓고 막 시작하려는데, 정전이 되었다. 실내는 캄캄하고, 대략 난감. 밖에 나가보니 아파트 전체가 아닌 내가 있는 라인만 정전이었다.
지난달에 월간지 정기구독을 연장했더니 출판사에서 사은품으로 양초를 하나 보내왔다. 그것을 켜두고 전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평소와는 달리 정적만이 흘렀다. 이대로 내일 아침까지 있어야 하나, 보일러도 안 돌아갈 텐데, 하며 고민할 때쯤 전기가 들어왔다. 광명. 한 시간 정도였지만 전기 없이 보낸 밤 시간이 특별했다. 조용함. 조용함. 조용함.
예전에는 전기 없이도 잘 살았다는데. 그게 결코 잘 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불편한 것을 불편한지 모르고 살았던 거지. 가스도 그렇고 전화도 그렇고, 지금 편하게 사용하는 것들이 예전에는 없던 것들이다. 그것 없이도 살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참 편한 세상이구나.
- 2020.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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