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500자 풍경사진7

도서관 문 닫으면 독거인은 갈 곳이 없어. [도서관 문 닫으면 독거인은 갈 곳이 없어. ] 2022.10.14.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후에는 집 근처의 공공도서관에 간다. 오후 늦게 또는 저녁 시간에 가서 2~3시간 책을 읽고 온다. 집 가까운 곳에 공공도서관이 있어서 좋은 점이 참 많다. 책 빌리기는 당연히 쉽고, 책 읽을 장소로도 제격이다. 여름이면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 시원하고, 겨울엔 난방이 잘돼서 따뜻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갈 곳이 있어서 마음이 편안하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도서관은 방역 문제로 일정 기간 문을 닫은 적이 있다. 거의 4주 정도 되었다. 또 내부 수리로 2주 휴관했다. 일 년에 한두 번 그렇게 문 닫는 기간이 있다. 그러면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독거인들은 난리가 난다. 얼굴 아는 직원을 붙잡고, 우리같은 독거인들은.. 2022. 10. 14.
책 읽을 욕심 VS. 책 가지고 있을 욕심 [책 읽을 욕심 VS. 책 가지고 있을 욕심] 2014. 12. 26.강의를 나가는 대학 도서관에서 한번에 20권씩 책을 빌릴 수 있다. 난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학기 중에는 수업에 필요한 책이랑 내가 읽고 싶은 책이란 잔뜩 빌려다 쌓아놓고 읽었다. 같은 날 빌려도 반납하는 기간이 다르니, 책이 쌓이고 여기저기 뒹굴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방학을 맞아 일괄 반납을 해야 했다. 그런데 책 중에 하나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집을 한번 뒤집었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여전히 대출중인데, 집에는 책이 없는 것이다. 아, 책을 잃어버렸나? 그럼 변상을 해야 하나? 예전에 이 책을 반납한 기억이 어렴풋이 스치기도 했다. 확인해보는 수밖에. 도서관 서가에 가서 같은 책을 세어봤다. 서가에 꽂힌 .. 2020. 1. 16.
영화 '접속'을 처음 보던 날 [영화 '접속'을 처음 보던 날 ] 2017. 09. 16. 1997년 9월 13일. 영화 '접속'이 개봉된 날이다. 내가 영화 개봉일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접속' 개봉 20주년 기념으로 배우 전도연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알았다. 대신 내가 영화 본 날을 기억한다. 10월 3일 개천절. 그 당시 나는 대전의 모 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갈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어서 저녁에도 연휴에도 늘 연구소에서 살았다. 그러자 윗분이 지나가는 말로, 쉬는 날엔 산에도 가고 극장에도 가보라고 한 마디 하셨다. 개천절 오전에 간단히 기숙사를 정리하고 대전 시내에 나갔다. 10월의 선선한 날씨에 평소에 입지 않는 옷을 차려 입었다. 지금처럼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아니라 극장마다 하나의 프로를 상.. 2019. 12. 7.
아주 오래된 농담, 그리고 능소화 [아주 오래된 농담, 그리고 능소화] 2019. 10. 21 영빈은 현금의 집을 알고 있었다. 이층집이었다. 여름이면 2층 베란다를 받치고 있는 기둥을 타고 능소화가 극성맞게 기어올라가 난간을 온통 노을 빛깔의 꽃으로 뒤덮었다. 그 꽃은 지나치게 대담하고, 눈부시게 요염하여 쨍쨍한 여름날에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괜히 슬퍼지려고 했다. 처음 느껴본 어렴풋한 허무의 예감이었다. 이층집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현란한 능소화 때문에 그 집이 그 동네서 특별나 보인 것이지, 그 안에 누가 사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후 그 이층집은 확실하게 현금의 집이 되었다. -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 중 16p. 박완서의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의 처음 부분에 '능소화'가 등장한다. 골목길.. 2019. 10. 22.
어느 노부부의 삶의 마무리. 쓰바타 슈이치, 쓰바타 히데코 [어느 노부부의 삶의 마무리, 쓰바타 슈이치, 쓰바타 히데코] 국내에서 [밭일 1시간, 낮잠 2시간],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의 책을 통해 알려진 노부부 쓰바타 슈이치(1925년생)와 아내 쓰바타 히데코(1928년생)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었다. [인생 후르츠](2014년 영화 촬영, 2018년 12월 개봉). 할아버지 슈이치는 젊어서 건축설계일을 했다. 은퇴 후에 부부는 같이 농사를 지으며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 계절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고 집안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생활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소하며 여유가 있다.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절판) 책을 읽고 마음이 푸근해졌다. 젊어서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아등바등 사는 것이 일반인들의 삶이라면, 이렇게 시간에 얽매.. 2019. 5. 31.
헝가리의 낮과 밤 [헝가리의 낮과 밤 ] 2019. 03. 04. 헝가리로 해외취업을 나가있는 지인. 카톡으로 사진을 두 장 보내왔다. 헝가리의 낮과 밤. 찍는 사진마다 작품일세. photo by B. H. Kim photo by B. H. Kim - [500자 풍경사진 198] to be continued 2019. 3. 4.
수덕사, 수덕여관, 그리고 사과 누가 먹었어? [수덕사, 수덕여관, 그리고 사과 누가 먹었어? ] 2019. 01. 03. 지난 가을학기에 새로 강의를 하게 된 학교에서 예산 수덕사까지 가깝다. 수업이 일찍 끝난 날 오후에 수덕사를 찾았다. 수덕사는 2005년에 한 번 다녀갔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수덕사와 수덕여관을 언급했던 영향도 있었고, 그 무렵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수덕여관을 ‘보존해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한 것도 한몫했다. 10여 년이 흘러 다시 한번 가보았다. 수덕사와 예산군이 지원을 해서 수덕여관은 폐허 수준이었던 상태에서 말끔히 단장이 되었고, 수덕여관 아래 빈터에 미술전시관도 생겼다. 수덕사도 예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여행은 한번으로 끝나면 안 되고 시간을 두고 자주 다녀야 한다. 변하지 않는 모습.. 2019. 2. 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