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콜 - 지혜와 도구와 육체를 구사한 사냥 ]
소년은 무선조종 오리를 회수하고 나를 향해 살짝 손을 올리더니 “하이.”하고 한마디 인디언 인사 같은 신호를 보내자마자 올가미에 묶인 쇠오리를 들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그 꼬마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지혜와 도구와 육체를 구사한 사냥... 전통적인 원초적 기법을 따른 데 더해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맞서는 야생동물과의 힘겨루기... 내가 꿈꾸던 밀렵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행위에 집착하면서도, 내게는 내 나름의 기준이 있었다. 총포, 화약, 전류 등을 사용하는 방법은 취급하지 않는다. 무차별적으로 대량 포획하는 새그물도 품격이 없다. 밀렵이나 킬러 같은 비합법적인 행위를 하는 자는 세상을 시끄럽게 하지 않는 은밀하고 깔끔한 일처리를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한다. 소년이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나 보여준 사냥은 내가 그려 온 밀렵의 구현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소년의 행동은 독자적이며, 솜씨도 더없이 깔끔했다. - 107p.
덕 콜 / 이나미 이쓰라, Itsura Inami / 박정임 / 피니스아프리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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