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쳐다보지 마 - 그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by oridosa 2019. 7. 19.

[나를 쳐다보지 마 - 그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 


이 모든 범죄는 한 남자의 소행이다. 배신당했다고, 하찮은 취급을 당했다고 혹은 속았다고 느끼는 어떤 누군가. 세계를 흑백으로 보는 누군가. 그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인터넷 채팅방. 온라인 데이트 중개업체. 도깅 장소. 어쩌면 택시 운전사이거나 부부상담사, 혹은 이혼 전문 변호사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정부에게 뭘 사줄까? 꽃. 속옷. 어디로 데려갈까? 레스토랑. 호텔.

한순간, 찬물과도 같은 깨달음이 등골로 솟구쳐 흘러내리는 걸 느낀다.  내 마음의 모든 문과 창문 들이 활짝 열려 그것을 통해 들어온 바람이 책상에 놓인 종이들과 구석에 쌓인 먼지를 공중으로 띄워 올리고, 내 머릿속에서 미친 듯 페달을 밟고 있던 작은 인물이 동작을 멈추고 이마를 찰싹 때리며 이렇게 말한다. 당연하지, 호텔이잖아!

남자는 그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봤다. 그들의 이름이나 주소나 차 번호판을 가지고 있다. 같은 순간, 또 다른 디테일이 포착된다. 제러미 이건의 포티스헤드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그는 클리브던의 리젠시 호텔의 축척 모형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회사가 해당 부지를 재개발 중이다. 호화 아파트들로 개축하고 있다.

나는 휴대전화 번호를 눌러 매기 더턴에게 전화를 건다. 자동응답기가 받는다.

     ‘안녕하세요, 매기입니다. 지금은 전화를 받지 못해 죄송합니다.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금방 전화 드리겠습니다... 삐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거기 있으면, 매기, 전화를 받아요. 조 올로클린입니다. 여쭤볼게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부인과 남편분이 클리브던의 리젠시 호텔에 묵은 적이 있나요?"

나는 기다리고, 귀를 기울이고, 중얼댄다. "제발 받아라! 받아라! 받아라!"

수화기가 들어 올려진다. 매기의 목소리가 들린다.

"리젠시 호텔에 묵으신 적이 있나요?" 내가 묻는다.
"그래요."
"언제죠?"
"잠깐만 생각 좀 해보고요... 틀림없이 7개월이나 8개월 전이었을 거예요."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했습니까? 제 말은, 부인과 남편이 마치 불륜 관계인 척 굴었습니까?"

매기가 망설인다. "남편이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 저한테 가발을 씌우고 짧은 치마를 입게 했죠. 바에 있는 그이한테 다가가서 말을 걸었어요. 제가 유부녀라고 말했죠."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에 이어 매기의 목소리가 변한다. "제가 그래서 공격당한 건가요?"

나는 매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달리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 로비를 가로지른다. 로니 크레이에게 전화를 건다. 크레이는 이것을 막을 수 있다.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다. 경찰을 엉뚱한 남자를 기소했다. - 476p.

나를 쳐다보지 마 / 마이클 로보텀 / 김지선 / 북로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