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한나절 - 자존감을 지키며 살기란 도를 닦는 것과 같다. ] 2020. 12. 23.
어릴 땐 나이 들어가는 중년의 어른들을 보면 그게 당연한 일인 줄만 알았고 그들이 그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마음 같은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중년이 되고 보니, 모든 것이 그냥 받아들여지는 것이 없다. 몸은 변하는데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매일 느낀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세월을 따라가는 속도가 서로 다르다 보니 내 몸이 어느 정도 상태에 와 있는지 확연히 깨닫지도 못하고 젊을 때와 똑같이 움직이다가 발을 접질리거나 어지러워 넘어지기도 한다. 뇌와 연결된 신체 반응 속도도 떨어져 트렁크 속에 손을 얹은 채 트렁크 문을 닫거나, 뜨거운 줄 번연히 알면서 프라이팬이나 뜨거운 냄비에 불쑥 손이 가 화상을 입기도 한다. 그런 자신을 누가 어찌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나이 든다는 건 내가 아무렇지 않게 잘하던 일도 잘할 수 없게 된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고 그런 씁쓸함을 견뎌 내야 하는 일이다. 그러니 자존감을 지키며 좋은 기운을 간직하며 살기란 만만치 않고 도를 닦는 일과 같다. - 43p.
# 숲에서 한나절 / 남영화 / 남해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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