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12월호 - 부모가 하는 일은 모두 자녀에게 새겨지기 마련이다. ] 2020. 12. 17.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면서 저지르기 쉬운 또 하나의 잘못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다. 자기 자식은 무조건 착하고 바르다고 생각하고 그 잘못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쉽다. [대학]에 실려있는 “사람은 자기 자식의 악함은 알지 못하고 자기 논의 싹이 자란 것은 알지 못한다”가 말해주고 있는 바다. 전자는 사랑에 눈이 먼 것이고, 후자는 욕심에 마음이 가려진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좋은 점만 보게 된다면 자식을 바른길로 이끌기 어렵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식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무모한 사랑이다. 요즈음 소위 사회적 지위가 있는 특권층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은 자식을 위해 편법은 물론 불법적인 일, 도덕적 기준에 벗어난 일을 저지르면서도 크게 가책을 느끼지 않는 태도다. 자식을 위해서 하는 일은 무조건 용인될 수 있고, 자신의 권력을 부당하게 개입시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하는 일은 모두 자녀에게 새겨지기 마련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보면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행동을 해도 된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갖게 되기 쉽다.
어느 누구도 자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식을 올바르게 키워 사회적으로 보탬이 되고 자기 몫을 다하기를 바라는 게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을 것이다. 그것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은 선을 그어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설사 자식의 앞날을 위한 일이라고 해도 자식에게 부모의 불의와 부도덕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다.
- 샘터 2020년 12월호, 36p. 조윤제의 글 [자식 사랑에도 정도가 있다] 중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 노동의 끝에서 내게 남은 건 (0) | 2020.12.29 |
---|---|
숲에서 한나절 - 자존감을 지키며 살기란 도를 닦는 것과 같다. (0) | 2020.12.24 |
최고의 이혼 2 – 중요한 게 한참 지나 뒤늦게야 찾아오는 일이 있어 (0) | 2020.12.14 |
[Georgia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 조지아에 가보아요. 알록달록한 색깔이 가득한 그곳. (0) | 2020.12.11 |
그 시절 우리는 바보였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에세이 (0) | 2020.1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