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 2021. 5. 11.
같은 스테레오를 활용할 경우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경험은 디지털 파일로 듣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다. 더 번거롭기만 하고 음향적으로 더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하드 드라이브의 음악을 꺼내 듣는 것보다 더 큰 참여감을 주고,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레코드 표면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물리적인 감각을 더 많이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레코드판이 주는 경험에는 계량화할 수 없는 풍성함이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경험이다. - 17p.
처음에는 디지털의 압도적인 우수성이 아날로그를 쓸모없게 만들었고 아날로그 기술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특정 디지털 기술과의 밀월은 언젠가 끝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는 그 기술의 진정한 장단점을 좀 더 쉽게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많은 경우 오래된 아날로그 도구나 아날로그적인 접근법이 더욱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아날로그의 타고난 비효율성을 점점 탐하게 되고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 22p.
아날로그의 반격 / 데이비드 색스 / 박상현, 이승연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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