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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나날 - 철의 시대, 오만과 탐욕이 극에 달한 최악의 시대

by oridosa 2021. 11. 29.

[노동과 나날 - 철의 시대, 오만과 탐욕이 극에 달한 최악의 시대 ] 2021. 11. 29.


BC 7세기경의 그리스 작가 헤시오도스(Hesiodos)는 [노동과 나날]에서 인간의 시대를 타락의 정도에 따라 황금시대, 은의 시대, 청동 시대, 영웅시대, 철의 시대 등 총 다섯 시대로 구분했다. 

어느 시대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대를 말세라고 한탄하는 법이다. 헤시오도스도 자신이 살던 시대를 윤리와 도덕이 메마른 철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다른 시대는 모두 과거형으로 서술했는데 철의 시대만은 미래형을 썼다. 아직 그 종족의 타락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이리라. 헤시오도스는 철의 시대를 오만과 탐욕이 극에 달한 최악의 시대로 묘사했다. 

“그때가 되면 자식은 아버지의 말에 따르지 않을 것이고, 아버지는 자식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처럼 손님은 주인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이고, 친구는 친구와, 형제는 형제와 반목할 것이다. 그들은 늙은 부모의 명예를 훼손시킬 것이며, 추악한 말로 그들에게 욕을 퍼부을 것이고, 신들의 감독을 무시하는 무법자가 될 것이고, 늙은 부모를 돌보지는 않고 주먹을 휘두를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서로 상대의 도시를 파괴할 것이고, 서약을 충실히 지키는 사람뿐 아니라 정의로운 사람, 그리고 정직한 사람도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정직한 사람들이 무법자와 폭력을 일삼는 자들은 존경하게 될 것이다. 정의는 주먹에 있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은 없어질 것이다. 악한 자가 잘못된 말로 덕이 있는 사람을 해치며 위증을 일삼을 것이다.”

철의 시대에는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해도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복수해 줄 신이 없어져 버린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된다는 뜻이다. 혹시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2,700여 년 전 헤시오도스가 미래형으로 예언한 바로 그 철의 시대의 정점은 아닐까?

- 월간에세이 2021년 11월호, 김원익(신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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