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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1 - 얼굴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고.

by oridosa 2019. 4. 25.

[기사단장 죽이기 1 - 얼굴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고.] 2019. 04. 25.


눈앞에 어떤 흐름이 생겼다면 일단 흘러가보면 된다. 상대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면 그 의도에 걸려들면 될 일이다. 이 산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이 묶여 있는 것보다야 그편이 훨씬 근사하지 않은가. 사실 호기심도 있었다. 내가 앞으로 상대할 인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내게 거액의 보수를 내놓는 대신 무얼 요구할 셈일까? 그 무언가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졌다. - 128p.

초상화를 그리려면 얼굴의 특징을 적확하게 잡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굳이 말할 것도 없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뿐이면 그냥 캐리커쳐가 되어버린다. 살아있는 초상화를 그리는 데 필요한 것은 상대방 얼굴의 핵심에 있는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얼굴은 어찌 보면 손금과 비슷하다. 가지고 태어났다기보다는 오히려 세월의 흐름 속에서, 혹은 각자의 환경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고,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이 없다. - 130p.

사람은 때때로 크게 변하곤 합니다. 자기 스타일을 대담하게 깨뜨리고 그 잔해 속에서 힘차게 재생하기도 하지요. ~ 전 누구나 인생에서 그렇게 대담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포인트가 찾아오면 재빨리 그 꼬리를 붙들어야 합니다. 단단히 틀어쥐고, 절대 놓쳐서는 안돼요. 세상에는 그 포인트를 붙들 수 있는 사람과 붙들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 175p.

기사단장 죽이기 1 / 무라카미 하루키 / 홍은주 / 문학동네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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