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찌질하지만 로맨틱하게’] 사랑을 보내면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
[연극 ‘찌질하지만 로맨틱하게’ / 극단 화살표 / 대학로 단막 극장]
(관람 : 2017. 12. 10. 리뷰: 12월 11일)
여기, 사랑스럽지만 안타까운 유령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겨울'. '겨울'은 사고를 당해 사랑하는 사람 '동연'을 남겨두고 떠나-야 했지만, 유령이 되어 여전히 동연 곁에 머물고 있다. 죽었지만 자신을 떠나지 못하고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겨울' 때문에 '동연'은 늘 마음이 아프다. '동연'이 외로울까봐, 죽은 연인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친구 '진일'은 '동연'을 자주 찾는다.
어느 날, 천둥번개와 함께 찾아온 그녀, '사랑'. '진일'은 '사랑'에 반하고, '사랑'은 '동연'에게 마음이 있다. 엇갈리는 삼각관계. 그리고 '사랑'과 '동연'이 잘 되는 것이 신경 쓰이는 유령 '겨울'. '겨울'은 삼각관계를 훼방 놓는다. '사랑'은 누구와 연인이 될까. 그들의 사랑은 과연 로맨틱해질 수 있을까. 공연 내내 요절복통, 경쾌한 소동이 일어난다.
극단 화살표의 로맨틱 판타지 코믹 연극 <찌질하지만 로맨틱하게>. 일단 이 연극은 '엄청' 재미있다. 로맨틱 코미디 연극이 대부분 재미있지만 이 연극은 정말 여기저기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한바탕 경쾌하게 웃을 수 있으면서도, 떠난 사랑(그것이 사별이든 이별이든)과 남은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연극 중에 사용된 팝송이 그것을 거든다. 사랑이 떠나면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사랑을 떠나보낼 땐 제시카의 '굿바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라이오넬 리치의 '헬로'가 흘러나온다. 모두 귀에 익숙한 팝송이다. 선곡의 센스가 돋보인다.
* Every breath you take / Police
* With or without you / U2
* Goodbye / Jessica
* Hello / Lionel Richie
연극 끝 무렵에 '겨울'과 '동연'은 서로를 떠나보낸다. 삼각관계는 '사랑'과 '진일'의 연결로 정리가 된다. 그러면 '동연'은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공연을 보시라.
공연장인 [단막 극장]은 소극장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한다. 무대도 좁고, 객석은 60여석이 될 정도다. 그래서 더더욱 소극장 공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다. 소품과 조명, 음향의 활용이 아주 좋다. 만화적 요소가 가미된 연극적 기법도 탁월하다. 중간에 웹툰의 대사체로 하는 콩트가 있는데 '압권'이다. '겨울'의 장난,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이라는 설정이 만들어내는 소동이 재미있다. 떠난 사랑과 남은 사랑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 연애세포가 꿈틀꿈틀한다. 사랑을 보내면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 2018년 1월 1일까지 공연한다. 꼭 보시라 권한다.
(왼쪽부터 사랑 방혜림, 겨울 신명진, 동연 김해웅, 진일 김준수. 언제부터인가 공연을 보면 배우들의 사진을 찍고 이름을 적어두게 되었다. 모두 수고하셨다. 배우들끼리 호흡이 잘 맞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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