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키다리 아저씨’ ] 내 행복은 내 곁에 있어.
[공연 ‘키다리 아저씨’ / 달 컴퍼니 / 백암아트홀]
(관람 : 2018. 11. 4. 리뷰 : 11월 5일)
그 행복의 비밀이 뭔지 나 이제는 분명히 알아. 내 행복은 내 곁에 있어.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Jean Webster)의 대표 명작 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청소년에겐 꿈과 희망을, 청춘남녀에겐 사랑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명작이다. 뮤지컬은 소설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다. 소설의 감동이 그 이상으로 전해진다.
존 그리어 고아원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아이 제루샤는 존 스미스라는 후원자에 의해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얻는다. 조건은 매달 존 스미스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 감사의 편지가 아닌 제루샤의 학교생활과 주변 이야기를. 제루샤는 고아원에서 우연히 보게 된 후원자의 키가 큰 것을 보고 후원자를 키다리 아저씨(daddy long legs)라고 부른다.
제루샤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 기숙사의 룸메이트 이야기, 학교생활을 편지로 보낸다. 키다리 아저씨에게 답장은 없다. 제루샤는 키다리 아저씨를 궁금해하며 그렇게 4년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편지를 보낸다. 소설은 제루샤의 편지로만 이루어지는데, 조금 밋밋할 수 있는 구성을 뮤지컬은 약간 변화를 준다. 한 무대 두 공간에서 제루샤는 편지를 쓰고, 키다리 아저씨는 편지를 읽는다. 제루샤는 룸메이트인 줄리아의 젊은 삼촌 제르비스 펜들턴을 만나게 되고 둘은 가까워진다. 후에 제르비스는 제루샤에게 청혼을 하고, 제루샤는 늘 궁금해하던 키다리 아저씨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배우 제루샤만 모르는 놀랄 반전이 숨어있다.
제루샤의 편지는 제루샤의 성장과 사랑을 담고 있다. 관객은 불후한 환경에서 꿋꿋이 살고 있는 제루샤에게 용기를 보내고, 제루샤의 학교 생활 이야기에 웃는다. 그리고 제루샤에게 다가온 사랑이 잘되기를 바란다. 소설 ‘키다리 아저시’는 청소년 권장 소설이지만, 내가 보기엔 청소년, 성인 모두에게 권장할 소설이다. 이 뮤지컬도 그렇다. 11월 18일까지 공연이니 꼭 챙겨보시라 권한다. 고전이 주는 감동의 힐링 뮤지컬이다. 소설도 다시 한번 챙겨 보시라.
오늘의 배우 제루샤(유리아), 제르비스(강동호)
공연장의 중후한 분위기와 무대 세트의 고풍스러움이 고전 소설과 잘 어울린다. 내가 앉은 자리는 2층이었는데 시야가 트인 것이 전망이 좋았다. 관람 전부터 만족감이 들었다. 어느 공연이든 마찬가지지만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사진 자료가 마땅치 않다.
이 공연 보면서 든 생각은 ‘소설의 재발견’이었다. 소설에 이런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니. 또 다른 생각은 ‘행복’이었다. 원작자 진 웹스터는 등장인물 제루샤의 입을 통해 ‘행복은 내 곁에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것. 작은 것의 아름다움, 일상의 소중함을 말한다. 끝으로 소설 속 한 구절을 덧붙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커다란 기쁨들이 아니라 작은 기쁨들에서 큰 기쁨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저씨, 저는 행복의 비결이 무엇인지 압니다. 그것은 '현재'에 만족하는 거예요. 그것은 과거를 영원히 후회하거나 미래를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서 가능한 한 최대의 것을 얻는 것입니다. - 소설 속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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