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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오호츠크의 열두 달

by oridosa 2022. 9. 6.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오호츠크의 열두 달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Minoru Taketazu / 김창원 / 진선출판사]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이 책은 내가 자주 가는 공공도서관의 청소년권장도서 코너에 오랫동안 꽂혀 있던 책이었다. 국내에 소개된 때가 2008년이니까 내 눈에 들어온 지도 그만큼 오래 되었다. 얼마 전에 인연이 닿아 읽게 되었는데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자연관찰(생태관찰)기는 실망시키지 않는다.'였다. 자연의 웅장한 스케일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언제나 인간을 겸손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만든다.

저자는 훗카이도 동부지역에서 수의사 일을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길을 잃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수의사에게 데려오고, 수의사는 야생동물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치료를 하고 재활훈련을 시킨다. 저자는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훈련에 전념하는 한편으로 훗카이도의 자연과 생태를 관찰하고 꼼꼼히 기록했다. 일본 북동쪽에 위치하고, 오호츠크 해를 바라고 있는 훗카이도 동부는 일본 본토와는 다른 생태 환경을 보여준다.

야생동물 뿐 아니라 훗카이도의 자연, 기후, 동식물에 대해서도 관찰하고 기록한다. 주민들의 생활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 책은 40여 년에 걸쳐 이런저런 일들을 통해 경험한 훗카이도 동부에 대한 자연, 생태, 문화 보고서다. 저자는 오랜 기간 기록한 것을 12개월에 맞춰 정리했다. 이 책의 원제목은 '오호츠크의 열두 달'이다.

저자는 수의사 생활을 하면서 자연보호, 환경보존에 대한 생각도 키운다. 자연이 훼손되고, 사람이 자연과 점점 멀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이 자연과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과 같이 애쓴다. 자연은 책으로 체험할 수 없다. 몸으로 움직여 경험해야 한다. 동물과의 교감은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인간으로서의 삶도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웬일인지 '평범함'이 우리 삶에서 잊혀 가고 있다. ~ 그런 면에서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기가 한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고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성긴 숲도 마침내 우거질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숲을 만드는 데 참가한 사람들은 숲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누구도 이 사실을 화제로 삼지 않는다. 다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255p.

자연과 가까이, 자연과 더불어 살게 되면 자연에 대한 책임의식, 인간의 책임감 같은 것이 생긴다. 그것은 후손을 위한 책임감이 되겠다. 남을 이해하는 마음, 길게 내다보는 안목, 욕심 부리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을 느꼈다. 90여 장의 사진과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향토학자의 중요성이다. 지역의 자연과 지리, 생태, 역사, 문화를 기록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학자'가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면 충분히 '학자'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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