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물리학 ]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 보는 재미
[세상물정의 물리학 / 김범준 / 동아시아]
물리학은 자연현상과 물질의 특성을 다룬다. 개체수가 많아지는 상황에서는 통계를 이용한다. 그러한 물리학적 연구 주제를 사회현상까지 확장하면 어떻게 될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질 것이고 사회현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통계물리학자인 김범준은 그런 작업을 했다. 물리학적 연구 방법을 사회에 적용한 것이다. 사회학적 질문을 물리학적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것은 자연이든 인간사회든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학문의 통섭이다.
물리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통계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어떤 대상을 다루느냐에 따라 재미는 달라진다. 바로 사람, 사회를 다루면 재미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계로 분석해서 보여준다.
1장에서는 통계를 이용해서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상황을 보여준다. 메르스 사태를 분석해서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전파할 수 있었으며 왜 피해가 컸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후진국적 대처능력을 비판한다. 대통령 선거 통계를 이용해서 영남, 호남간의 갈등이 언제부터 고착화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사교육비 증가 때문에 교육의 불평등이 벌어지고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지났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방대한 자료를 이용해서 통계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2장에서는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통계로 풀어낸다. 사소한 문제와 동기로 시작한 연구지만 그 결과를 실생활에 적용하면 다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사회를 효과적으로 유지하며 발전시킬 수 있다. 통계물리학자들이 할 일이다. 통계는 구슬 서말을 잘 꿰는 일이다. 하나 하나의 구슬은 큰 가치가 없다. 그러나 어떻게 분류하고 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복잡한 사회 현상 하나 하나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을 통계처리하여 재분류하고 추세를 파악하면 많은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이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보는 통계물리학의 힘이며 아름다움이다.
3장에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우리'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서 말한다. 인간 사회는 수많은 인간 개체가 각자의 존재와 작용으로 사회에 어떤 문제를 만들어 낸다.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공명과 감응,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사회현상도 이러한 껴울림(공명) 현상으로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있다. ~ 집단적인 때맞음은 많은 경우 피드백으로 말미암아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한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여론의 형성 등 많은 사호 현상이 때맞음 현상을 보여준다. 민주주의도 그런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체적으로는 옳은 의견으로 수렴되는 그런 것 말이다. - 206p.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그 혼란 속에서 우리가 중심을 잃지 않고 서 있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데이터를 이용하는 법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물리학이, 물리학자가 세상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아름답게 만드는데 물리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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