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 개성 강한 글을 쓰되, 미숙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문장력을 갈고 닦아라.

by oridosa 2022. 10. 2.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 개성 강한 글을 쓰되, 미숙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문장력을 갈고 닦아라. ]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1993년부터 하이텔의 언더그라운드 뮤직 동호회에 드나들던 이석원은, 글이나 채팅을 통해 자신을 '언니네이발관'이라는 밴드의 리더라고 소개합니다. 그때까지 '언니네이발관'은 존재한 적이 없는 '가상'의 밴드였고, 그 이름은 그가 고등학교 때 빌려보았던 B급 성인영화의 제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디제이가 '언니네이발관'을 전위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로 소개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람들은 정말로 그런 밴드가 있다고 믿게 됩니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석원은 실제로 사인조 밴드를 결성해서 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앨범까지 발표하게 됩니다. 기타 잡은 지 한 달 되는 사람이 기타리스트였을 정도니, 그들의 공연은 '얼마나 못하는지 보여주겠다'라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공연장은 실험적인 밴드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 [소설에 관한 작은 이야기 / 김동식 / 문학동네] - 155p. - 156p.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 배상문이 재인용 177p.)

     사람들은 하나의 장점에 '매혹'되면 나머지 단점은 눈감아 준다. 반대로 하나의 단점에 '꽂히면' 나머지 장점은 눈감아 버린다. 매력적인 작가가 되고 싶으면 기본적인 방법은 간단하다.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장점이 무엇이고 단점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작가 지망생' 일반을 놓고 보면 대체로 공통된 장단점이 나타난다. 그들의 장점은 기성 작가보다 생각이 참신하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 생각을 표현할 문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 지망생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얼추 답이 나온다. 기성 작가는 쓰기 힘든 '개성' 강한 글을 쓰되, 미숙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문장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그런데 문장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적어도 10년은 글을 써야 는다. 그러니 지금 당신의 글이 미숙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10년 동안 문장력이 늘기만을 기다릴 수만은 없잖은가. 그 나이 또래에서만 쓸 수 있는 글감이 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이 쓸 법한 글을 30대 후반이 쓰면 징그럽다.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문장력이 부족해서 지금은 못쓰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써라! 아무도 초짜인 당신에게 기술적인 완성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잘 다듬어진 글을 읽고 싶으면 기성 작가의 글을 읽지 뭣하러 당신의 글을 읽겠는가. 작가 지망생에게 문장력을 기르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그것은 10년 후를 위한 투자이고, 우선 당장은 '매혹적'이고 '개성적'인 글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 193p. - 194p.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 배상문 / 북포스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 배상문


2022.10.02.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번역은 한국어 실력에서 완성된다.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번역은 한국어 실력에서 완성된다.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 이강룡 / 유유]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외국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외

oridosa.tistory.com

 

 

묵묵히 근거를 마련하여 보여 주는 그런 글은 무척 단단하고 훌륭하리라.

[묵묵히 근거를 마련하여 보여 주는 그런 글은 무척 단단하고 훌륭하리라. ]      어떤 글을 읽으며 가늠해 보라. 이 글에는 과연 얼마나 오랜 시간의 켜가 쌓여 있는지. 어떤 글이든 시간과 노

oridosa.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