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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질문 - 본성과 양육이라는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재능이 발현된다.

by oridosa 2022. 10. 20.

[최초의 질문 - 본성과 양육이라는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재능이 발현된다. ]


‘1만 시간의 법칙’은 자기 계발에 열심인 많은 사람들을 채찍질하는 경구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 분야에서 명함을 내밀 만한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을 혹독하게 훈련해야 한다는 것인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네 시간씩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도 9.6년 동안 쉬지 않아야 1만 시간을 채울 수 있다. 엄두가 나지 않는 시간이라 며칠 만에 곧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법칙을 소개한 말콤 글래드웰은 한 걸음 더 나간다. 1만 시간 노력해야 전문가가 되는 것은 맞는데, 문제는 어떤 사람은 1만 시간을 할 기회가 주어져 있고 누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너댓 살짜리 아이가 운 좋게도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다고 했을 때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바이올린이 널려있고 클래식이 일상적으로 들리는 환경에 있다면 타고난 음악가로서 스위치가 켜지고 스스로 1만 시간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불행하게도 그 아이가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 바이올린을 전혀 접해 보지 못한다면, 타고난 스위치는 켜지기를 기다려도 아이는 평생 하루 벌이에 삶을 소진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골프나 테니스, 수영 등 상당한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한 스포츠 분야에서 가난한 나라의 선수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그들이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스포츠를 접하고 재능을 발현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성의 손이 있어도 양육이라는 다른 손이 마주쳐 주질 않으니 소리가 날 리 없다. 탁월한 기업가도 그렇게 본성과 양육이라는 두 손바닥이 운 좋게 마주쳐서 탄생한다. - 244p.

최초의 질문 / 이정동 / 민음사

 

최초의 질문 / 이정동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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