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휘갈긴 일기는 오늘의 기념품이 된다. - 나를 리뷰하는 법 ]
나에게 일기 쓰기란 ‘나는 내 삶을 내팽개치지 않았다’ 혹은 ‘나는 아직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습관이다. 어떤 내용을 쓰느냐보다는 일기를 쓰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종이 일기장에 손 글씨로 쓴다.
똑같은 하루라도 말로 하는 것과 일기로 기록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누가 “오늘 뭐 했어?” 혹은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맨날 회사(학교)-집-회사지 뭐. 별일 없었어”라고 대답하고 말 평범한 날. 기껏 일기장 꺼냈는데 별일 없었다고 쓸 순 없으니 초등학생 일기 쓰듯 아무 말이나 적어본다. 아무 말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어떤 상태인지 고백하게 된다. 펜과 종이에는 그런 힘이 있다. 백지 앞에서 머릿속이 하얘져 막막할 때는 단순한 질문을 던지고 답해 본다. 오늘 뭐 먹었지? 지금 책상 위엔 뭐가 있지? 같은 것들. 별생각 없이 찍어둔 사진을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괜히 뭉클해지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휘갈긴 일기는 오늘의 기념품이 된다. - 22p.
지금 잘 살고 있나 싶을 때 나를 리뷰하는 법 / 김혜원 /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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