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 특허를 낼 수 있나요? - 바이러스 X / 김진명
2차 세계대전 후 소아마비는 전 세계에 팬데믹을 가져왔고,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소아마비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 와중에 가난한 러시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흙수저 솔크가 드디어 소아마비 백신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솔크 박사의 진정한 위대함은 오히려 소아마비 백신 개발 이후에 드러나요. 그는 자신이 개발한 소아마비 백신에 대해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았어요. 전 세계의 돈을 다 쓸어담을 수 있는 바로 그 순간 그는 몰려든 제약 회사 대표들 앞에서 한마디만을 잔잔히 입 밖으로 밀어냈어요.”
“뭐라 말하셨어요?”
“Could you patent the Sun(태양에 특허를 낼 수 있나요)?”
정한은 마치 자신이 솔크 박사인 양 잔뜩 감정을 담아 독특한 러시아식 액센트의 영어를 토해냈다.
“솔크 박사가 특허권을 포기한 덕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아마비 백신을 단돈 100원에 전 세계에 나누어 주었어요. 전 세계의 무수한 부자들과 동시에 무수한 가난한 사람들이 그 어마어마한 병에서 벗어나는 비용은 단돈 100원이었어요.”
“아! 가슴을 울리네요.”
“그때 솔크 박사가 특허료를 받아서 백신 가격이 비싸졌더라면 소아마비는 수많은 삶을 죽이고 아직도 가난한 사람들의 병으로 남아 있을 테지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솔크 박사님이 보여준 건 기술이 아니었네요. 이 세상의 모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 그 마음이에요. 약자와 동행하는 삶만이 가치가 있다는 진리를 그 짧은 한마디로 가르쳐주셨어요.” - 198p.
바이러스 X / 김진명 / 이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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