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동네 작은 책방 운영 분투기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송은정 / 효형출판
은퇴를 하면 서점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예전에 했었다. 많은 시간 책과 함께 할 수 있겠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사장이니 자유로울 것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그 기대가 깨진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 서점이 호황을 띄면서 오프라인 서점은 주춤했다. 게다가 지금은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이건 서점이 잘 안 된다. 자영업이 예전 같지 않다.
그걸 모르지 않을 텐데 여전히 동네 서점을 차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름 작은 서점에 걸 맞는 아이템으로 서점 문을 연다. 전문 서점이 그 예다. 여행서적, 예술서적, 철학서적. 아니면 겸업을 하는 경우다. 서점과 카페가 제일 흔하다. 형태는 다양하고 취급하는 분야도 다양하지만 그들이 서점을 여는 이유는 내가 품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 ‘일단 멈춤’이라는 작은 서점을 연 사람이 있다. 잘 나가던 직장도 그만 두고 없는 돈 탈탈 털어서 서점을 차렸다. 그리고 일 년 반 정도 운영하다가 문을 닫았다. 역시 수지타산이 안 맞는 것이다. 그렇다고 잘 안 되는 서점을 차린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잘 되면 잘 되는대로 그렇지 않으면 또 그런대로 젊은 날의 소중한 도전이니까.
이 책은 저자 송은정의 동네 책방 ‘일단 멈춤’의 개업과 운영, 그리고 폐업에 관한 이야기다. 송은정은 글 쓰는 일,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직업보다 서점을 운영하면 글 쓰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과감히 서점을 차린다. 그리고 많은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난을 고스란히 겪는다.
직장을 그만 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용기와 두려움, 그렇게 시작한 일은 잘 되든 안 되든 인생에 큰 가르침을 준다. 한 번의 경험이란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비록 책방은 문을 닫았지만 저자는 다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왔지 않은가. 또 계속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훌륭한 책방 운영자는 아니었지만 예전보다 더욱 선명하게 책을 둘러 싼 일을 사랑하게 됐다. 책방을 닫겠다는 결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과 닿아 있었다. - 169p.
그저 기죽지 않고 살고 싶다는 이야기였는데, 이 한 마디를 자신 있게 할 수 있기 위해 나는 오늘도 오답 앞을 서성거린다. - 185p.
회사를 그만 두는 과정부터 가게 자리를 알아보고 계약을 하고 개업 준비를 하는 과정이 잘 나와 있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인터넷 모 사이트에서 처음 봤다. 몇 편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으로 많이 응원했었다. 저자의 삶이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저자와 더불어 그 과정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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