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생을 라이팅하라] 일기와는 다른 일상의 기록, 라이프 로그
지금, 인생을 라이팅하라 / 오쿠노 노부유키 / 김정환 / 북스마니아
이 책은 라이프 로그를 다루고 있다. 라이프 로그란 인생이나 일상(라이프)의 기록(로그)을 말한다. 일상의 기록은 흔히 일기를 생각하지만, 라이프 로그란 일기와는 다른 일상의 기록이다. 일기는 매일 매일 하루의 마감에 하루의 일을 정리해서 적는데, 라이프 로그는 그때 그때 일이 있을 때마다 적는다. 어제와 오늘이 비슷하다면, 지난달과 이번 달이 비슷하다면, 자세히 기록하지 않아서 그렇다. 매일 매일은 늘 새롭다. 하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잊게 되고, 늘 같은 일상처럼 보인다. 자신의 과거가 소멸되는 것과 같다.
일을 할 때마다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저자는 틈틈이 기록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이 어렵지 일단 시작해서 손에 익으면 생각만큼 어렵거나 번거롭지 않다. 손으로 적는 것 외에도 필요한 자료를 노트에 붙이고, 사진자료를 인화해서 붙인다. 이렇게 기록한 것은 자신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다시 읽기를 한다. 메모의 목적은 기록이지만, 그 기록을 다시 읽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과거의 행적을 읽으며 앞으로의 일을 준비하고, 과거의 일에 대한 감상을 되새기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자신의 체험을 돌아보는 것으로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성장시킬 수 있다.
디지털 기기가 다양한 현실에서 종이에 적는 기록은 구시대적인 것 같지만 여전히 손으로 기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디지털 기록과는 그 효용가치가 다르다. 아날로그에는 ‘분위기’를 남길 수 있다. 감정을 기록할 수 있다. 적다보면 ‘그만두고 싶은 행동’을 그만 둘 수 있고, ‘계속하고 싶은 행동’을 계속 할 수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기에 적절한 도구가 아날로그 기록이다. 하나의 노트에 적어나간 기록은 계속 쌓여 자신의 분신이 된다.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보여주는 분신이며 자산이다.
이 책은 ‘쓴다 -> 붙인다 -> 읽는다’의 과정을 거쳐 라이프 로그를 실현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떻게 기록하고 무엇을 기록할 것인지, 저자의 경험담과 예를 들어 보여준다. 라이프 로그가 처음엔 어려워 보여도 적고 붙이다보면 은근히 재미가 있다. 일단 재미가 붙는다면 기록은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고, 하나 둘 늘어가는 노트는 다시 펼쳐보게 만든다. 시간이 지난 것이 플러스로 작용해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할 경우도 있다. 체험을 자산으로 여겨 좀 더 확실하게 머리에 저장해 둘 수 있다. 기록은 읽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메모에 관한 책을 많이 봤는데, 거창한 목표와 특정한 목표를 내세운 메모는 벅차다. 라이프 로그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벅찬 일이 될 수 있지만, 일상의 기록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시도해 볼만하다.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 가볍게 시도하고 있다. 덕분에 하루가 재미있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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