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소나타] 우화를 곁들인 경제학 에세이, 경제학 원론을 쉽게 접하다.
[자본주의 소나타 / 김학은 / 월간에세이]
이 책은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의 경제학에세이 모음집이다. 저자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매달 [월간 에세이]에 연재한 글 중에서 선별하여 이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지금도 동 잡지에 글을 쓰고 있다. 나도 그 무렵부터 월간지에서 그의 글을 읽었다. 처음 느낌은 '글을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쓴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분야의 글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그 분야의 고수다. 저자는 같은 기간에 경향신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학은 칼럼]을 쓰고 월간지에 경제학 에세이를 썼다. 신문에는 경제학 응용분야를, 월간지엔 원론을 쓴 것이다. 이 책은 어려운 경제학원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강점은 우화 형식(은유와 비유)을 들어 경제학 이론을 설명하는 데 있다. 동화부터 성경, 동양고전, 문학, 역사 등 다양하다. 경제학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돈이 오고가는 것, 이익을 창출해내는 것을 다룬다. 그래서 사람을 떠나서, 생활을 떠나서는 의미가 없다. 인간사의 다양한 은유와 비유를 적절히 인용하여 경제학을 설명하는 저자의 내공이 대단하다. 경제학으로 바라보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 정치, 사회 현상은 기존의 방식으로 접했던 것과는 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
저자는 사회 현상과 인간의 속성을 경제학으로 풀어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닥친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해답도 제시한다. 그 동안 IMF 사태가 있었고, 월드컵이 있었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경제학자는 일반 대중에게 정확한 현황 분석을, 그리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경제학자가 할 일이다.
개인적인 편견일지 모르지만 그동안 경제신문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은, 대부분의 경제신문의 시각이 친기업, 교역증대, 비용절감, 효율지향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의 본분에 맞는 방향이지만, 자칫 사람을 후순위로 밀어두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도 정부의 과도한 간섭을 경계하고, 활발한 교역 우선을 주장한다. 비용절감과 효율을 위해서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복지, 환경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낡고 오래된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소비를 권장한다. 모두 자기만의 입장이 있는 것이다. 정치인에게는 정치인의 입장이, 경제인에게는 경제인의 입장이.
경제학자의 시각이 일반인의 시각과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일반인에게는 경제 분야의 전문가가 맹목적이고 편파적인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저자는 그 사이에서 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나의 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인지 그런 치우침을 느낀다. 그럼에도 경제학 원론을 이렇게 쉽게 설명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제학 원론에 대한 이해, 한 분야의 깊이 있는 해석,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 쉬운 글쓰기 등은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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