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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 속초는 실향민의 도시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로 변화 중이다.

by oridosa 2019. 12. 23.

[속초 ] 속초는 실향민의 도시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로 변화 중이다.


[속초 / 김영건 / 21세기북스]

 

속초 / 김영건

 

 속초에서 63년 된 서점을 운영하는 김영건 씨. 관광객이 서점에 들어와서 ‘속초에 관한 책은 없나요?’라는 물음에 ‘속초에 관한 책은 없답니다.’라는 궁색한 답변을 하다가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저자는 속초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지금은 속초로 돌아와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있다. 속초 출신만큼 속초에 대해서 잘 알고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속초 지도


 

이 책은 여행 코너보다는 지리 코너에 더 어울린다. 여행관련 서적이라기보다는 지역 소개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 책에는 ‘대한민국 도슨트’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말 그대로 ‘대한민국 안내자’다. 외부인의 입장에서 관광지나 어느 지역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또는 그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지역 소개 글을 쓴 것이다. 나는 이런 부류의 책을 좋아한다. 너무 상업적이지도 않고, 유명지만을 따라가지도 않고 지역의 속맛을 잘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리라.

     수백 년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포구에 불과했던 속초는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몸살과 같은 격변을 맞이했다. 남쪽에서 피란살이를 하던 북한 출신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몰려들면서 속초시의 인구가 급격하게 불어난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이 좁은 땅에 빈손으로 들어와 판자촌을 이루고 살면서 속초는 자연스럽게 ‘실향민의 도시’로 외부에 처음 각인되었다. - 17p. 속초

속초를 흔히 ‘실향민의 도시’라고 한다. 속초가 지금처럼 커지게 된 것이 한국전쟁이후 피란민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북한식 문화가 많이 자리 잡았다. 속초의 유명 먹을거리 ‘아바이순대’는 1996년에 공식적으로 그 이름을 얻었다. 속초는 한국전쟁의 상처와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그곳에 젊은 피가 모여들어 가장 트렌디한 도시로 변화중이다. 변화의 흐름 속에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기 마련이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특히 정규 교과에서 깊이 다루지 않는 1970 ~ 80년대 이후의 한국은 젊은 세대에게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더 늦기 전에 한국의 오늘을 이야기하고자 하다. - 시리즈의 취지

저자는 이 책에서 속초의 소중한 곳 24곳을 보여준다. 속초는 설악산과 아바이순대, 닭강정, 영랑호, 청초호, 해수욕장과 대포항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관광을 하면 이런 유명한 장소나 향토음식 위주로 찾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지인의 마음속에는 정말 소중한 속초의 장소와 음식, 이야기가 있다. 현지인은 이런 것을 기록할 의무가 있다.

내가 사는 지역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오래된 건물은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다. 좁았던 길은 넓혀지고, 오래된 가게가 문을 닫고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연다. 그러다 잠깐 옛일을 회상해보면, 아, 저기에 뭐가 있었지, 저기는 이런 모습이었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사진을 찍어두었더라면 변화된 모습을 비교할 수 있지만, 사진마저 없으면 기억은 곧 사라진다. 이 책은 그런 아쉬움에 다소 위안을 준다. 자기가 머물고 있는 지역을 기록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지역에게도,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일이다.

     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속초에 살았고 지금도 속초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이 도시를 알아가는 중이다. -  225p. 

나는 이 출판사의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듯 속초 이야기도 계속 전해질 것으로 믿는다. 속초는 24곳의 명소 외에도 가볼 곳, 먹을 것,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저자와 또다른 도슨트들이 그 일을 해주길 바란다.

*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속초를 시작으로 인천 / 춘천 / 목포 / 통영 / 신안 / 순천 / 해남 / 진주로 이어진다. 다음 책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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