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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무척 뛰어나고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었다. - 스푸트니크의 연인 기억력이 무척 뛰어나고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었다. - 스푸트니크의 연인스미레의 어머니는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심장에 선천적으로 구조적인 결함이 있었다. 어머니가 죽었을 때, 스미레는 아직 만 세 살도 되지 않은 나이였다. 어머니에 대해 스미레가 기억하는 것은 어렴풋한 살냄새 뿐이었다. 어머니의 사진은 겨우 몇 장만 남아 있었다. 결혼식 기념사진과 스미레를 낳은 직후에 찍은 스냅사진이었다. 스미레는 낡은 앨범을 꺼내어 몇 번이나 그 사진을 들여다봤다. 겉모습에 국한해 지극히 조심스럽게 표현하자면 스미레의 어머니는 ‘인상이 엷은’ 사람이었다. 작은 몸집과 평범한 헤어스타일에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만큼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기분 나쁜 미소를 얼굴에 띠고 있었다. 그대로 뒷걸.. 2025. 5. 27.
참외 껍질을 화분에 묻었더니 참외 싹이 났다. 참외 껍질을 화분에 묻었더니 참외 싹이 났다. 참외를 깎아 먹고 껍질과 남은 것들을 화분에 묻었다. 예전에 심은 딸기가 줄기 번식을 하면 그때 쓸 화분이고, 참외 껍질은 거름 용이었다. 화분에 묻고 며칠 후, 싹이 났다. 이 싹은 ‘참외’다. 참외를 먹고 남은 부산물 중에 참외 씨도 있었나 보다. 다음 날 또 싹이 하나 더 나왔고, 지금은 3개의 싹이 화분에 자리잡고 있다. 이 싹이 자라서 참외를 맺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런데 나는 베란다에서 딸기와 참외를 딱 먹을 생각을 하고 있다. 올여름은 그렇게 될 것 같다. 2025.05.24. 베란다 딸기 화분을 밖에 내놓았다.베란다 딸기 화분을 밖에 내놓았다.시장에서 딸기 모종을 샀다. 화분에 심어서 베란다에 두었는데, 오늘은 밖에 내놓았다. 가.. 2025. 5. 24.
[전시] 2025 심경보 개인전. 달 이야기 [전시] 2025 심경보 개인전. 달 이야기 심경보 도자기 전시회 작가 : 심경보 작품 : 달 이야기 외 다수 장소 : 공주시 나루갤러리 일시 : 2025.05.12 ~ 06.08. 재료 : 분청토판, 화장토, 산화철, 코발트, 한화철코발트, 티탄, 투명유, 환원소성, 산청토, 락쿠유, 락쿠소성 등. 영상 : [전시] 2025 심경보 개인전. 달 이야기 [전시] 2023 심경보 개인전. 봉황산에 철화꽃 피었습니다. 2025.5.22. 2025. 5. 22.
히무라 씨 가족이 방송을 타게 된 이유 - 노인 호텔 / 하라다 히카 히무라 씨 가족이 방송을 타게 된 이유 - 노인 호텔 / 하라다 히카엔젤의 가족이 어쩌다가 방송을 탔는지, 제대로 된 이유를 부모님에게 들은 적이 없다. 아니, 태어난 후로 1년에 두 번은 방송국 사람이 집에 오는 게 당연해서 의아하다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어느 집이나 방송국 카메라가 들어가고 촬영해서 TV에 나오는 줄 알았다. 위에 언니와 오빠에게 한 번 들은 적 있는데, 처음에는 아빠가 지역 낚시 대회에 나가 준우승했을 때 취재한 방송국 스태프가 아빠의 캐릭터를 재미있게 여긴 것이 이후 자택을 방문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당시 사회자가 “이 기쁨을 누구에게 전하실 거죠? 가족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아빠의 “아니, 가족에게는 말 못 하죠. 몰래 왔으니.. 2025. 5. 17.
모조리 되돌리고 싶어, 지금까지 했었던 고백을 전부. - 빛의 씨앗 / 모리 에토 모조리 되돌리고 싶어, 지금까지 했었던 고백을 전부. “저기, 히구치. 한심하게 들리겠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무서워. 고백하는 것도 차이는 것도.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무섭단 말이야.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으로 고백할 때는 아무 고민도 없었어. 두 번째도 그랬고. 세 번째도 지금보다 훨씬 마음이 가벼웠지. 정말이지 옛날의 내게 화가 날 정도야. 무작정 행동에 나선 너희들 때문에 지금의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 아니냐고. 그게, 같은 사람을 상대로는 고백하면 할수록 인상이 흐려지잖아. 두 번째 이후로는 어떻게 해도 첫 번째보다 효과가 약해. 고백받은 쪽도 가슴이 철렁하지 않을 테고. 어쩐지 익숙해진달까, 기시감? 아, 이런 내용의 만화를 예전에 본 적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의외성이 없는 거지. 그야 .. 2025. 5. 15.
내가 5월에 좋아하는 것. 비지스, 느티나무 초록, 이팝나무, 적당한 날씨. 내가 5월에 좋아하는 것. 비지스, 느티나무 초록, 이팝나무, 적당한 날씨.비지스(Bee Gees)의 First of May. 최근엔 후지타 에미(Fujita Emi) 버전의 곡을 자주 듣는다. 참 분위기 있는 곡이다. 듣고 있으면 차분해지고, 아련히 옛 생각이 난다. 눈이 촉촉해진다. 어느 자리에선가 멋들어지게 부르고 싶은 노래다. 느티나무의 초록과 이팝나무. 이팝나무 꽃을 좋아한다. 정갈하게 피는 것이 벚꽃의 화려함과 다른 멋이 있다. 모든 나무에서 초록이 올라온다. 겨우내 앙상한 나뭇가지에 초록 이파리가 하나둘 생기면서 나무는 전체적으로 초록 물이 든다. ‘생기’가 있다면 바로 이 모습일 것이다. 반소매를 꺼내 입어도 될 날씨. 5월의 한낮엔 반소매 옷도 어색하지 않다.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 2025. 5. 4.
딸기 화분과 새로운 하루 루틴 딸기 화분과 새로운 하루 루틴딸기 모종을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 놓은 지 2주 정도 지났다. 지난주부터 내게 새로운 아침 루틴이 하나 생겼는데, 일어나자마자 화분을 밖에 내놓는 것이다. 주차장에 서 있는 내 차 뒤에 화분 두 개를 가져다 놓는다. 내 베란다는 오전에 해가 들지 않고, 오후부터 햇볕이 실내로 들어온다. 그래서 오전에 화분을 밖에 내놓기로 했다. 베란다 안쪽까지 햇볕이 들어오는 오후에 화분을 다시 들여놓는다. 화분을 밖에 내놓으면 몇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우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려서 줄기가 튼튼해진다. 꽃이 필 무렵엔 벌이 날아들어 수분을 도와준다. 비가 오면 비를 맞아 따로 물을 줄 필요가 없다. 빗물에는 수돗물보다 영양소가 많다. 참 지극정성이다. 올여름에 내가 딸기를 많이 따 먹을 .. 2025. 5. 1.
사람과 물건에도 때가 있다. 사람과 물건의 인연. 사람과 물건에도 때가 있다. 사람과 물건의 인연.예전에 산 운동기구 스테퍼가 있다. 몇 번 사용한 후에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물건인데, 먼지 뒤집어쓰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서 중고사이트에 내놓기로 했다. 꺼내서 먼지를 닦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한번 써봤다. 그런데, 어? 이거 꽤 쓸만한데. 집에 있으면서 수시로 올라가서 걸었다. 다리에 힘이 붙는 것 같다. 허벅지 근육도 자극되는 것이 운동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중고사이트에 올리는 것을 멈추고 당분간 내가 사용하기로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이, 사람과 물건 사이에도 다 때라는 것이 있다. 처음 스테퍼를 샀을 때는 내게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던 때였고, 지금은 내가 요긴하게 잘 사용할 때인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 2025. 4. 28.
베란다 딸기 화분을 밖에 내놓았다. 베란다 딸기 화분을 밖에 내놓았다.시장에서 딸기 모종을 샀다. 화분에 심어서 베란다에 두었는데, 오늘은 밖에 내놓았다. 가끔 비도 맞고, 광합성도 한다. 거름도 챙겨주면 잘 자라서 딸기도 많이 맺을 것이다. 두 모종 잘 키워서 여름에 딸기 많이 먹는 게 올해 목표다. 텃밭이 있으면 심고 싶은 작물 중 하나가 딸기다. 키우는 재미, 열매 따 먹는 재미가 딸기만 한 게 없다. 번식도 잘 해서 텃밭 한구석에 심어놓으면 전체로 번진다. 금방이다. 일부는 밖에서 겨울을 보내고, 또 일부는 화분에 옮겨서 실내에서 키우면 겨울에도 딸기를 먹을 수 있다. 많이 수확하면 잼도 만들 것이다. 텃밭이 있는 단독주택이나 시골집으로 이사 가야 한다. 딸기 키우려고 이사를 다 하다니. 딸기 화분 두 개. 올해 내가 먹을 딸기..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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