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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

by oridosa 2019. 3. 8.

[뉴스의 시대 -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 ] 


뉴스는 세상에서 가장 별나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건 우리 앞에 제시하는 데 전념한다. 열대지방에 내린 눈, 대통령의 사생아, 접착쌍둥이에 관한 뉴스 같은 것이 그렇다. 그런데 온갖 이례적인 사건들을 이처럼 단호히 추적함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교묘히 눈길을 회피하는 딱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뉴스 자신, 그리고 뉴스가 우리 삶에서 점하고 있는 지배적인 위치다.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언론을 통해 결코 접할 수 없는 헤드라인이다. 그 밖의 놀랍고 주목할 만하거나 부패하고 충격적인 일들은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안달하면서 말이다.

철학자 헤겔이 주장했듯, 삶을 인도하는 원천이자 권위의 시금석으로서의 종교를 뉴스가 대체할 대 사회는 근대화된다. 선진 경제에서 이제 뉴스는 최소한 예전에 신앙이 누리던 것과 동등한 권력의 지위를 차지한다. 뉴스 타전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확하게 교회의 시간 규범을 따른다. 아침기도는 간략한 아침 뉴스로, 저녁기도는 저녁 종합뉴스로 바뀌어왔다. 그러나 뉴스가 그저 유사한 종교적인 시간표를 따르기만 하는 건 아니다. 뉴스는 우리가 한때 신앙심을 품었을 때와 똑같은 공손한 마음을 간직하고 접근하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뉴스에서 계시를 얻기 바란다. 누가 착하고 누가 악인인지 알기를 바라고, 고통을 헤아려볼 수 있기를 바라며, 존재의 이치가 펼쳐지는 광경을 이해하길 희망한다. 그리고 이 의식에 참여하길 거부하는 경우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 10p. ~ 11p.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 최민우 / 문학동네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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