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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문 2] 잘못된 인연, 악연의 끝은 어디인가?

by oridosa 2019. 3. 15.

[살인의 문 2] 잘못된 인연, 악연의 끝은 어디인가?


[살인의 문 2 / 히가시노 게이고 / 이혁재 / 재인]

 

살인의 문 / 히가시노 게이고

 

 [살인의 문] 1권에서는 구라모치가 주인공 다지마의 삶을 농락하는 내용이었다. 학교생활부터 직장까지, 구라모치가 등장하면 다지마는 어김없이 그의 술수에 넘어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구리모치는 정말 지독한 인물이다. 소설 속 주인공의 분노도 그렇지만 책을 읽는 독자도 그의 악행에 치를 떤다. 2권에서는 한술 더 떠서 다지마를 삶의 끝까지 몰아간다.


     도대체 왜 나는 구라모치 때문에 이토록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는 왜 끈질기게 내 주위를 맴도는 것일까. 내가 편히 살 곳을 찾거나 심신을 쉬게 할 장소를 확보하기만 하면 어김없이 그가 나타났다. 그리고 나를 그곳에서 끌어내 지옥의 밑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그러고자 나타났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 120p.


     구라모치가 끊임없이 내 주위를 맴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가 가장 다루기 쉬운 상대, 그것이 바로 나였다. - 121p.


구라모치의 영역에서 벗어나 가구점에서 조용히 자리 잡고 살던 다지마를 구라모치는 또 찾아내서 작업을 건다. 다지마는 매번 구라모치에게 속으면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이번에는 어림없다, 하면서도 결국에는 구라모치가 의도한 대로 일이 진행된다. 다지마는 구라모치의 계획에 반대로 행동하지만 결국 그것마저도 구라모치의 계획이었다.


2권에서 다지마는 결혼을 하지만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다. 아내의 과소비를 감당하지 못해 부부싸움을 하고, 결국 막대한 위자료를 주며 이혼을 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결혼마저도 구라모치의 계획이었다.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었다(151p).’ 다지마는 살의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 살의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1권에서도 다지마는 구라모치를 죽이기로 결심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다지마는 살의를 증폭시키고 실행으로 옮기는 일에 실패했지만, 끊임없이 살의에서 살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파고든다.


     사람을 죽인다는 건 어떤 걸까, 어떤 기분이 들까, 사람은 얼마나 막다른 곳에 내몰렸을 때 살인을 하게 될까, 그런 것들이 궁금할 뿐이었다. - 123p.


     살인자가 되느냐 못 되느냐, 그 둘 사이에 만일 경계선이 존재한다면 당시 내 마음은 그 경계선 주위를 맴돌고 있었을 것이다. - 295p.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변 사람 때문에 내 앞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다지마와 구라모치. 이런 악역도 없다. 악연의 끝엔 엉망진창이 된 다지마의 삶이 남았을 뿐이다. 그래도 더 이상 악연이 이어지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동기가 있다고 반드시 살인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동기도 필요하겠지만 환경이나 타이밍, 그 당시의 기분 같은 것들이 맞아떨어졌을 때 사람은 살인을 저지릅니다. 어떤 계기가 주어짐으로써 살인이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계기가 없으면 살인자가 되는 문을 통과하지 못하죠. - 312p. ~ 3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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