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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 게임 ] 기업 경영과 야구, ‘7점 빼앗겼다면, 8점 얻으면 돼’

by oridosa 2020. 9. 23.

[루스벨트 게임 ] 기업 경영과 야구, ‘7점 빼앗겼다면, 8점 얻으면 돼’


[루스벨트 게임 / 이케이도 준, Jun Ikeido / 이선희 / 인플루엔셜 ]

 

루스벨트 게임 / 이케이도 준, Jun Ikeido

 

 ‘한자와 나오키’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은 일본의 국민작가다.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펴냈고, 작품 중 드라마화 된 것도 많다. 나는 일본드라마 채널을 통해서 [변두리 로켓]과 [아키라와 아키라]를 먼저 봤다. [루스벨트 게임]은 작가의 2012년 작품인데, 올해 국내에 소개되었으니 8년 늦은 감이 있다. 일본에서는 2014년에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국내에는 2020년 방영되었다.

 

 

일본 드라마 루스벨트 게임.

 

작가는 작품에서 기업 경영과 사내 정치, 기업간 음모를 잘 다룬다. 선한 약자와 악한 강자의 대립을 기업의 구도로 치환해놓고, 작지만 성실한 기업이 거대 기업의 악행에 맞서 승리를 얻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긴장감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 운영에 관한 철학, 직장인의 성실함을 이야기한다. 정의가 이긴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지만, 그 과정에서 재미와 철학, 인생을 돌아보는 기회를 준다. 일본 정서를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구조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매우 흥미진진하고 적당한 긴장감과 통쾌함이 있다. 뭔가 다시 해보자, 하는 분위기도 만든다. 게다가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 속 야구 경기과정과 승패를 눈여겨보는 것도 좋겠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다.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경제 침체를 겪고 있고, 일본의 중견 기업인 아오시마제작소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쟁사의 저가 공세가 심해지고, 기술을 빼가기 위한 속내를 숨기고 합병을 제안한다. 은행은 지원 조건으로 정리해고를 요구한다. 아오시마제작소에는 야구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원감축 대상에 야구팀원도 포함되어 있다. 창업주가 큰 뜻을 품고 조직한 야구팀은 기업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경영악화엔 별 수 없었다.

회장의 후임으로 사장에 오른 호소카와는 내부의 반대세력과 경쟁사의 음모에 맞선다.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내고, 기술적으로 경쟁사를 압도해야 한다. 산 넘어 산. 소설은 야구팀 감독, 구단 관리자, 선수, 기업 간부의 의견대립에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잘 담겨있다. 선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기업 경영이든, 야구단 운영이든, 자신의 인생이든 공통으로 적용된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사람을 내치는 일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비효율적인지, 편법으로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소설은 보여준다.

 

출판사 제공 시놉

 

루스벨트 게임은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점수 차인 8대 7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케네디 스코어로 알려졌다. ‘7점 빼앗겼다면, 8점 얻으면 돼’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역전을 해내는 과정에서 독자는 용기와 희망을 느낀다. 그래 한번 해보지 뭐, 라는 생각으로.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어디 야구뿐이겠는가. 기업 운영도 마찬가지다.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 루스벨트 게임 - 이제 슬슬 선발 멤버를 정하려고 하는데.

* 루스벨트 게임 - 절망과 환희는 종이 한 장 차이일세.

* 루스벨트 게임 - 시대가 바뀌면 회사도 바뀌는 법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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