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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 역사에 남지 않을 사소한 많은 행동

by oridosa 2022. 1. 20.

[숲속의 자본주의자 - 역사에 남지 않을 사소한 많은 행동 ] 


본명 메리 앤 에반스, 필명 조지 엘리엇의 [미들 마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0세기 영국 문화 최고의 소설로 선정한 작품이다. 주인공 도로시아는 거대한 포기를 하고 시시한 선택을 한다. 도로시아는 젊은 나이에 첫 남편이 죽으며 대규모의 영지를 물려받았다. 이후 남편의 친척과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첫 남편이 내건 상속 조건이 바로 이 남자와 결혼을 하면 상속받은 영지를 일체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당장의 경제적인 손실보다 더 큰 문제는 도로시아가 가진 이타적인 야망이었다. 도로시아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영지를 개혁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사회 전체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위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넓은 영지가 제공하는 사회, 경제적 기반이 필수였다. 그런데 도로시아는 영지를 포기하고 아내이자 엄마로 평범한 인생을 택한다. 

이렇게 간략하게 써서 그렇지 도로시아의 영민함, 사회적인 의식, 그녀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와 책임이 900쪽에 걸쳐 전개되는 장대한 줄거리 끝에 이런 포기는 허탈하기까지 하다. 수많은 독자와 비평가들이 수 세기에 걸쳐 결말에 실망을 표할 정도였다. 그러나 작가 조지 엘리엇은 이 허탈함이야말로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진실된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문학사적으로도 유명한,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 주장을 다음과 같이 압축한다.

     이 세상에 선이 늘어나는 것은 역사에 남지 않을 사소한 많은 행동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더 나쁜 세상에서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의 절반쯤은, 드러나지 않는 삶을 충실하게 살다가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서 잠든 이들 덕분이다.

- 76p. ~ 77p.

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 다산초당   

- 2022. 1. 20.

 

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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