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리아]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 생명 사랑.
[바이오필리아 / 에드워드 윌슨 / 안소연 / 사이언스북스]
사람은 왜 생명에게 끌리는가.
광고계에서는 아기(baby), 동물(beast), 미인(beauty) 모델을 일컬어 ‘3B'라고 한다. 이 세 모델을 써서 광고를 찍으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와 동물이 나오는 광고는 항상 기준치 이상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아이와 동물은 광고계에서 선호하는 모델이다. 새끼 동물이 나오는 광고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의 눈을 오래 머물게 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자연을 찾아 도시를 떠난다. 집에서는 애완동물을 기르기도 하고 정원을 가꾸기도 한다. 딱딱하고 삭막한 도시생활 속에서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하며 자연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은 왜 자연에, 동물(생명)에 호감을 보이고 그리워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생명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 있는 또 다른 존재를 원하고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다른 생물과 친밀하게 지내려는 인간의 욕구는 상당히 선천적이며 일상생활에서 아주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우리 DNA 속에 자리하고 있는데(과학적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 저자 에드워드 윌슨은 그의 저서 [바이오필리아]에서 이런 인간 성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생명 사랑)’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생명의 소중함, 생명의 가치, 생명의 다양성, 그리고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 발전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
저자는 생물학자로서 오랜 시간, 많은 지역을 찾아다니며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곤충과 동식물들을 조사하고 그들의 생활을 연구한다. 저자는 이런 경험을 통해 작은 곤충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생명체들이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생활의 방식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는다. 자연의 구석구석을 발품 팔아 돌아다니며 생명체의 삶을 들여다보면, 자연스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우리 땅과 생명체들을 사랑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다른 생물들을 이해한 정도만큼 그 생물들과 우리 자신에게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그러므로 더 많은 생물학 연구가 진행되어야 다른 생명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개체 하나하나의 소중함은 물론이고, 종과 종이 어울리는 생태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이야기한다. 우리도 생명을 지닌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가 자연의 몸통에 작살을 꽂으면 결국 우리 몸에 작살을 꽂는 것과 같아서 우리도 함께 죽는다. 다음 인용글을 보자.
햇빛이 잎으로, 모충으로, 개미로, 개미핥기로, 재규어로, 구더기로, 부식토로, 흰개미로 차례로 전해지는 동안 열이 발산된다. 이 연결은 생명 공동체들의 거대한 에너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생물 종은 공생관계로 서로 얽혀있는데, 이 관계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한 종을 없애면 다른 종이 서서히 멸종하게 된다.
자연 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종, 홀로 살아가는 개체는 있을 수 없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그 연결고리 중에서 어느 하나가 끊어지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생명의 다양성이 중요함
개체와 종의 중요성만큼 종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종과 종의 연결고리는 커다란 생태계를 형성하며 우리 자연의 규모를 정하고 자연계를 구성한다. 또 생물 종의 다양성은 자연의 안정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종의 수가 많으면, 복잡한 그들의 네트워크로 인해서 자연은 다양한 모습으로 많은 에너지를 포함하게 된다. 생물 종의 수가 적거나 감소하게 되면 다른 종도 위협을 받게 된다. 어느 종이 사라지면 연쇄적으로 종의 수가 줄어든다.
숲에 자라는 나무 수 백 종 중에 한 종류만 없애도, 수분 매개동물, 잎을 먹는 동물, 나무에 구멍을 뚫는 동물 몇 종류는 사라지고, 이 동물들의 기생 동물과 주요 포식 동물도 사라지며, 아마 이 나무 열매를 먹고 사는 박쥐나 새 한 종도 사라질 것이다. 아치 이맛돌을 빼내면 아치가 무너지듯이 단 한 종만 없어져도 숲의 다양성이 대부분 파괴될지도 모른다.
생명체에게 거주지란? 환경의 중요성
개체와 종을 넘어서 종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저자는 생물의 거주지, 즉 자연 환경의 중요성도 언급한다. 생명의 다양성을 확보(보존 윤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생명체의 거주지(환경)를 보존하는 일이 중요하다. 거주지(환경)가 파괴되면 생물종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토개발 사업이 생태계 파괴의 이유로 지탄 받는 이유도 이와 같다. 생물의 거주지를 없애거나 살만한 환경이 아니면, 그런 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인간은 다른 생물체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어떤 생물들은 인간의 정신 발달에 끼치는 특별한 영향 때문에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은 것을 제공한다.
저자는 생태 환경과 동식물의 분포도 국가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한 국가의 동식물상을 국가의 예술이나 언어와 마찬가지로, 국가 유산의 일부로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 우리가 인간을 정의할 때 언제나 성취와 익살을 눈부시게 합쳐서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동식물상도 국가 유산의 이루로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결국 지금 당장 자연 보호 구역을 선정해서 보호하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들은 보호할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보호받지 않는다면 매년 수 백 종이 린네의 이명법 체계로 그 존재가 기록되지도 못한 채 계속 사라질 것이다. 각 종에는 수 백 만 가지의 유전 정보와 아주 오랜 역사가 있다. 이 종들이 사라지면 인류가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이오필리아
인류는 자연과 정반대의 방향, 기계를 향해 달려가면서 자연을 유지하려는 욕구를 무시했다. 그리고 인류는 그 한계에 다다랐다. 자연을 통제하려는 행위는 자연에서 더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너무 많은 것을 놓쳐버렸다. 많은 것을 인공물로 대체하고 있는데, 이런 인공물 속에서만 살면, 우리는 반복되는 삶 속에 갇힐 것이고, 움직일 때마다 우리를 이루는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잃어버려 결국 이 인공물로 구성된 생명 없는 허상에 융합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문제와 관련된 신뢰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식, 일반적인 수준을 넘는 시민의식, 그리고 중용(中庸)을 갖춘 지도력이다. 피상적인 보존 윤리의 주요 구성 요소는, 건강한 환경, 친족 관계의 온기, 올바른 것이라고 보이는 윤리적 구속물, 확실한 경제적 이득, 마음을 흔드는 향수와 정서이다. 이 모든 요소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저자는 새롭고 더 강력한 윤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바로 ‘바이오필리아, 생명 사랑’ 이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 건물 구조와 건축 재료에 관한 기초 공학이론 (0) | 2022.07.12 |
---|---|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 은근히 매력 있는 나라, 포르투갈. 천천히 둘러보기. (0) | 2022.07.11 |
[커피 일가 ] 3대를 이어 사랑받는 카페, 교토의 로쿠요샤(六曜社)와 그의 가족 이야기 (0) | 2022.07.05 |
라디오 탐심 - 독일 광부들의 축구 사랑 이야기 (0) | 2022.07.04 |
[웃어라, 샤일록 ] 섭외부 에이스, 샤일록 유키 (0) | 2022.06.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