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 과학의 기본은 단위. 단위에 얽힌 이야기.
[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 / 호시다 타다히코, Tadahiko Hishida / 허강 / 어바웃어북]
과학은 측정에서 비롯한다. 측정은 어떤 물리량을 재는 것인데, 여기에서 물리량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단위다. ‘단위’는 모든 과학의 기본이어서, 단위 하나만 제대로 이해해도 과학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중학교 과학교사로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하려고 과학의 뒷얘기를 수업시간에 곁들였다. 특히 단위는 인류의 지혜와 과학이 응축된 결정체이며, 우리 생활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어서 재미도 있고 교육효과도 좋았다. 이 책에는 길이, 면적, 부피, 질량, 무게, 시간, 속도, 온도, 힘, 에너지, 압력, 전기, 빛, 소리, 기타 등등, 핵심 분야의 70 여개 단위를 설명한다. 과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건의 크기나 양을 잴 때 가장 간편한 방법은 자신의 신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피트(feet)는 발뒤꿈치에서부터 엄지발가락 끝까지의 길이다. 사람이 한번 입에 넣을 수 있는 물의 양이 1 홉, 10홉이 1 되, 10되가 1말. 이런 식으로 사람 몸을 기준으로 삼는 것을 인체척(人體尺)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제각각 사이즈가 다르니 공정하게 사용할 수 없었다.
초기의 단위계는 권력자의 갑질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앞에서 말한 피트가 대표적이다. 1 피트는 영국 왕 헨리 1세의 발 길이를 기준으로 삼았다. 마라톤 코스가 처음부터 42.195 km 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 마라톤 코스를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까지의 거리인36.75 km 이었다. 그러나 1908년 제 4회 런던 올림픽에서 42.195 km로 바뀐다. 이것도 당시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갑질인데,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시라. 기가 막힌다. 미국은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길이 단위로 피트, 야드, 마일을, 무게 단위로 온스와 파운드를, 부피 단위로 갤런을 쓴다. 미국은 미터법이 아니어도 지금까지 잘 살고 있으니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이것도 하나의 갑질이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건 그 지역만의 단위가 있었다. 단위의 통일은 정치적,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중국의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고, 각 지역마다 달랐던 단위를 통일 했다(도량형 통일). 각 나라마다 다른 단위를 사용하면 외부지역과 교역을 할 때 문제가 된다. 이곳과 저곳의 단위가 맞지 않으니 교역이 불편했던 것은 당연한 일. 각국의 필요에 의해서 통일된 단위를 사용하기에 이른다. 유럽의 화폐통일도 같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단위 체계는 국제단위계(SI단위)다. 이것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산물이다. 혁명 전 프랑스에서 사용하던 단위는 약 25만 개에 달했다. 지역마다 다른 단위를 사용한다면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권력자는 자기 입맛에 맞게 단위를 조작하기도 했으니 서민들의 불만도 커졌다.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불합리한 단위체계가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하나로 통일되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국제단위계, 일명 ‘미터법’이다. 미터법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을 해소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 3곳 : 미국, 미얀마, 라이베리아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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