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의 원작. 아이들에게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희망을 찾는다.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 미래소년 코난의 원작. 포스트 아포칼립스 문학의 대표작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 알렉산더 케이, Alexander Hill Key / 박중서 / 허블 ]
1.
알렉산더 힐 케이(Alexander Hill Key, 1904년 9월 21일 ~ 1979년 7월 25일)는 미국의 SF 작가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썼다. 대표작으로 [마녀 산으로의 도주 (Escape to Witch Mountain)]와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살아남은 사람들 멸망의 파도(The Incredible Tide)]가 있다.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은 훗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미래소년 코난]으로 제작된다. 작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사의 원형을 창조했다는 평을 받는 작가다.
‘아포칼립스(apocalypse)’는 크리스트교에서 요한 계시록(the Apocalypse), 계시를 말한다. 문명에서는 세계의 종말(doomsday), 사회적 대사건을 뜻한다. 전염병이나 핵전쟁, 기후변화 등의 재난으로 문명이 멸망하는 상황, 종말, 대참사를 의미한다. 대종말 이후의 세상을 뜻하는 것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폐허가 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생활을 다룬다. 현대 대중문화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포칼립스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제작되고 있다. 아포칼립스는 절망을,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절망 속 희망을 보여준다.
2.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애미메이션의 분량이 원작 소설보다 많다. 그래서 원작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 이야기, 추가된 설정과 이야기가 많다. 소설은 장편이지만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매우 단순한 소설이다.
대규모 무기를 사용한 전쟁.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된 지구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두 지역으로 나뉜다. 하나는 ‘인더스트리아’, 또 하나는 ‘하이하버’다. 인더트리아는 기계문명의 중심지였지만 폐허가 되었고, 에너지가 부족해서 기계를 작동시킬 수 없다. 멈춘 문명이다. 하이하버는 대격변 이전에 사람들이 이주해 온 곳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농사를 짓고,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여 필요한 것을 만들어 생활한다. 두 곳은 매우 대조적이다. 겉보기는 웅장하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과거의 문명 인더스트리아. 먹는 것과 에너지, 물자가 모두 부족하다. 하이하버도 식량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 속에서 경작이 가능하고 수확할 수 있는 먹을거리가 있다. 에너지는 원시상태를 벗어난 수준이지만, 불편하면서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
3.
인더스트리아는 소수의 신체제 인원이 다수의 사람들을 지배한다. 이들은 평화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대륙을 지배하려 한다. 그것을 피해, 또 그에 맞서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 하이하버다. 신체제는 멈춰버린 문명을 다시 이용하려 한다. 필요한 것은 에너지. 그에 관한 지식을 지닌 사람이 한 명 있는데, 라나의 할아버지, 브라이악 로아 박사다. 소설은 바다에 표류하던 코난이 신체제 사람들에게 이끌려 인더스트리아에 가고, 그곳에서 로아 박사를 만나 하이하버로 탈출하는 이야기다. 신체제는 하이하버를 인더스트리아의 식민지로 만들 계획에 착수한다. 그때 코난과 박사가 하이하버에 도착하고,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 하이하버를 덮친다. 추격하던 신체제 인원은 해일에 휩쓸리고, 코난과 박사, 하이하버 주민은 살아남는다.
4.
인더스트리아에는 멈춘 기계와 어른들이 거주하고 있다.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권위주의 체제다. 변화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반해 하이하버는 주로 진취적 아이들이 모여 산다. 새로운 문명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종말 이후 하이하버도 변질되기 시작한다. 어린이와 청년들 중심의 사회에서 계급과 권력이 생성될 기미가 보이는 것이다. 로아 박사는 코난에게 당부한다.
“코난, 이제 나 같은 늙은이의 말을 들을 사람은 어린아이 빼고는 없단다. 청년은 달라. 청년은 오로지 청년의 말을 듣게 마련일 거고, 그것도 가장 힘이 센 청년의 말을 듣게 될 거다. 지금 이 하이하버에서는 큰 문제가 벌어지고 있어. 이제 그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바로 너란다.” - 324p.
5.
최근 고령화 저출생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소설은 보편적인 결론에 다다른다. 신체제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신체제의 몰락을 예견한 로아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신체제가 멸망한다면 어쩔 생각이오? 예들 들어 추종자도 하나 없는 상황에서 신체제가 과연 존속할 수 있겠소? 인더스트리아에 머무는 동안 나는 젊은 사람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었소. 사실상 거기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제법 나이 많은 사람들뿐이었지.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신체제는 결국 멸망하게 되고 말 거요. 결국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닌 대상에 맹목적으로 충성을 바치고 있는 것이오.” - 311p.
이 소설은 1970년 작품이다. 50년 전에 전쟁과 고령화,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예견한 것이다.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동일한 결론을 얻는다. 이 세상의 희망은 어린이(출생, 동심)다. 그 사상을 따르는 인물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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