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 비너스 인 퍼] 남성과 여성의 권력 구도에 관하여
공연 : 비너스 인 퍼
관람 일시 : 2019년 8월 8일
오늘의 배우 : 이경미(벤다), 김대종(토마스)
1. 동명의 소설을 각색하여 새로운 연극을 쓴, 작가 겸 배우 토마스. 연극의 배우를 찾는 오디션장에서 원하는 배우를 찾지 못해 불만이 가득하다. 이때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이 싫어하는 여배우의 습성을 모두 가진 것 같아 보이는 벤다가 등장. 오디션에 늦은 것부터,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토마스. 벤다는 토마스에게 사정하며 오디션을 보는데, 벤다는 작품 해석은 물론 연기력으로도 토마스를 휘어잡는다. 오디션이 진행될수록 갑과 을이었던 토마스와 벤다의 관계는 점점 뒤바뀐다.
2. 배우를 뽑는 연출자와 오디션을 보는 배우, 권력의 주종관계, 갑과 을의 관계가 어떤 이유로 위치가 바뀌는 것이 포인트. 그 과정에서 강했던 모습은 비굴해지고, 조금씩 권력을 넘겨주게 되는 상황이 코믹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권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준비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것. 벤다가 관계를 주도하자 대부분의 여성 관객이 많은 호응을 한다.
3. 반원형의 돌출 무대가 공연의 입체감을 준다. 한쪽 면만 보여주는 일반 소극장 연극과는 관람 분위기가 다르다. 무대 건너 관객의 얼굴이 보인다. 소품이나 무대 가구가 많지 않고, 의자, 소파, 탁자와 몇 가지 의상,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연극이 진행됨. ‘연극의 본모습'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연극 속의 연극인 이중 구조여서, 현실 속 인물인 벤다와 토마스, 대본 속 근대시대 캐릭터 ‘쿠셈스키와 두나예브’가 뒤섞여 잠시 한눈을 팔면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연극을 두 번 보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배우가 현실 속 벤다 역을 할 때 대사가 빠르거나 해서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개인차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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