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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지원금을 부정 수급 하려는 주민, 그걸 막으려는 공무원. - 나쁜 여름

by oridosa 2024. 9. 11.

복지 지원금을 부정 수급 하려는 주민, 그걸 막으려는 공무원. 야쿠자까지 복지 지원금을 노린다. 인생은 때론 희극 때론 비극. 한여름 대환장쇼. 

복지 지원금을 부정 수급 하려는 주민, 그걸 막으려는 공무원. - 나쁜 여름 


나쁜 여름 / 소메이 다메히토 / 주자덕 / 아프로스미디어

나쁜 여름 / 소메이 다메히토 / 주자덕 / 아프로스미디어
나쁜 여름 / 소메이 다메히토 / 주자덕 / 아프로스미디어



생활이 어려운 주민에게 국가는 복지 지원금을 지급하여 생활을 돕고 있다. 관련 공무원은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주민을 챙긴다. 반면에 국가 돈은 공돈이라는 생각으로 지원금을 부정으로 받아내려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생활 보조금 부정 수급은 현재 커다란 사회문제이다. 경제력이 없는 약자로 위장하여 나랏돈을 탐내는 인간들이 있다. 그 돈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달된 것이니 공분을 사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그 창끝이 지급을 관리하고 있는 관공서 종사자들에게 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 15p.

지방 도시에서 사회 복지과 생활보호대상자 관리 공무원으로 일하는 26세의 마모루. 그가 하는 일은 부정 수급자를 가려내는 일이다. 매일 복지 대상자들을 찾아다니며, 복지 혜택 자격이 맞는지 확인한다. 수급자 조건에 맞지 않으면 냉정하게 지원금을 끊는다. 대상자들은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을 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증거를 대라며 버티기도 한다. 마모루는 부정 수급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꼭 필요한 주민에게 지급하기를 원한다. 

부정 수급자만 문제가 아니다. 담당 공무원이 지원금을 빌미로 수급자를 협박하거나 뇌물을 받기도 한다. 마모루는 동료 공무원이 부정 수급을 빌미로 20대 미혼모 여성 아이미에게 육체적 관계를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에 지역 야쿠자도 가세한다. 야쿠자는 부정공무원을 협박하여 야쿠자가 부정 수급을 받도록 지시한다. 

부정 수급을 걸러내려는 공무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정을 저지르는 부패공무원, 공무원을 협박하여 지원금을 받아내려는 야쿠자, 일 안 하고 지원금으로만 생활하려는 주민, 이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환상의 난장판이 벌어진다. 이 와중에 정작 지원금이 필요한 주민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삶을 포기하려 한다.

대혼란이 끝나고, 지원금은 필요한 주민에게 돌아갔다. 부패공무원은 대가를 치르고, 야쿠자는 내부 분란을 겪는다. 선량한 공무원과 수급자의 알콩달콩한 관계로 마무리되면 좋으련만, 마모루는 공무원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망가진다. 마모루는 여름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 엉터리 수급자들을 대면하는 힘든 일을 하고, 야쿠자의 폭행을 견뎌 내지만, 남는 건 망가진 몸이었다. 이렇게 마모루는 최악의 여름을 보냈다.

공무원과 민원인의 옥신각신, 야쿠자들의 엇박자 팀워크, 감칠맛 나는 연애. 이런 것들을 보면 웃음이 난다. 하지만 야쿠자들의 험악한 태도, 부정 수급자의 파렴치한 사고방식, 마모루의 안타까운 결말은 화나고 안타깝다. 그래서 세상일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이 소설은 제37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무대 연극 뮤지컬 프로듀서를 하던 소메이 다메히토의 데뷔 작품이다. 사회 복지 공무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회파 범죄 이야기다. 문장이 간결하고 진행이 빨라 몰입감이 좋다. 사회의 부조리를 다루는 작가를 사회파 작가라 한다. 이 책은 사회파 범죄소설인데 사회 곳곳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이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 복지 현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다.’ - 찰리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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