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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독감은 결국 세계사를 바꾸고 만다. - 솔스케이프

by oridosa 2024. 12. 27.

스페인독감은 결국 세계사를 바꾸고 만다. - 솔스케이프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지난 202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표지에 숫자 ‘2020’을 크게 쓴 다음 붉은 가위표로 덧칠하고 그 아래에 “THE WORST YEAR EVER”, 즉 ‘사상 최악의 해’라고 적시하며 연말 호를 발간하였다. 어쩌면 이 잔혹한 질병이 물러나기를 원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았겠지만, 무정한 코로나는 그해보다 더한 희생자를 거듭하여 내다가 4년 차인 2023년에 이르러서야 숨죽이고 말았다. 그런데, 과연 [타임]의 절규처럼 코로나가 사상 최악의 질병일까? 아니다. 중세에 발생한 흑사병은 유럽 인구를 반으로 줄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었으며, 100여 년 전에는 스페인독감이라 불리는 질병이 전 세계를 엄청난 공포로 몰아넣었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독감으로, 세계 인구가 현재의 5분의 1 수준인 16억 명이었던 그 시기에 감염자는 5억 명에 사망자는 5천만 명에 이르렀다. 80억 인구에 700만 명이 채 안 되는 코로나 사망자 숫자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이가 3만 6천 명가량인데, 스페인독감은 (일제 치하였던 그 당시) 한반도 전체 인구 1천 800만 명 가운데 무려 1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스페인독감은 결국 세계사를 바꾸고 만다.  코로나와 달리 젊은이가 주된 희생자인 까닭에, 5년을 끌어온 제1차 세계대전은 멈추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전쟁을 일으킨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은 패전국이 되어 유럽 사회를 오랫동안 지탱한 제국주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으니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그래서 위키디피아는 스페인독감이 발생한 1918년을 모더니즘의 원년이라고 기록하기도 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는 도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한 시기다. 프랑스 시민혁명과 영국 산업혁명이 던져준 정신의 자유와 물질의 자유는, 계급과 농촌에 얽매여 살던 이들을 기회가 넘치는 도시로 폭발적으로 이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도시는 중세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해 이 폭증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없었다. 런던의 경우 작은 집 한 채에 마흔 명, 방 하나에 열 명이 거주하는 게 보통이었으며, 어둡고 습기 찬 지하에도 심지어 돼지우리에서도 살았다. 길거리는 넘쳐나는 오물과 쓰레기로 늘 악취와 벌레가 뒤범벅이었고 매캐한 석탄의 가스와 먼지가 온 하늘을 가렸으니, 질병의 창궐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게다. - 7p.~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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