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 청동기, 철기. 도구로 보는 인류의 삶 – 삼시기법, 고고학
고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삼시기법’이라는 용어를 거의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라고 하면 쉽게 알아들을 것이다. 삼시기법은 이렇게 돌, 청동, 철이라고 하는 세 물질을 기반으로 과거의 시대를 나누는 방법을 말한다. - 116p.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라는 명칭을 잘 알고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이름이 등장한 것은 사실 20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근대 서양에서 본격적으로 고고학이 시작되면서 고고학자는 수많은 도구를 어떻게 분류할까 고민해왔다. 그런데 이 놀라운 방법이 처음 도입된 나라는 그리스나 이탈리아같이 고전 문명이 발달한 곳이 아니었다. 제대로 된 글자나 문명도 발달하지 않았던 덴마크 지역이었다. 북유럽 일대는 글자의 사용이 아주 늦었기 때문에 박물관에 들어온 수많은 유물이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또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정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덴마크의 톰센이라는 사람이 19세기 초에 그 유물의 재질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즉 생성 연대를 모르는 유물은 그것이 만들어진 재질(석기-청동기-철기)로 나눈 것이다. 이후 석기는 다시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로 나누었다. 우리가 박물관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분류법이 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박물관의 분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백만 년 이어진 인간의 진화와 발달은 바로 그들이 남긴 도구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석기, 청동기, 철기로 이어지는 그 과정은 다른 어떠한 학문으로도 발견할 수 없는, 도구로 보는 인류의 삶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도구의 역사는 고고학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인류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 118p.
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 / 김영사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동기 유물은 거대한 사회의 발달을 의한다. – 청동기, 고고학 (0) | 2025.03.28 |
---|---|
가게 주인들은 비슷한 말투에 닮은 얼굴을 하고. ‘파리아 자본주의적인 관상’ - 잡화감각 (0) | 2025.03.27 |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의 발달로 기존의 문명에 대한 통설이 무너졌다. - 고고학 (0) | 2025.03.24 |
건물도 인간도 제도도 낡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 잡화감각 (1) | 2025.03.24 |
지표조사는 고고학의 첫걸음이다. - 고고학 (0) | 2025.03.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