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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두뇌 ]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인체 실험과 의료계의 무서운 실상

by oridosa 2019. 11. 23.

[인조두뇌 ]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인체 실험과 의료계의 무서운 실상

 

[인조두뇌(BRAIN) / 로빈 쿡, Robin Cook / 문용수 / 오늘]

 

인조두뇌 / 로빈 쿡 Robin Cook
인조두뇌 / 로빈 쿡 Robin Cook

 

[인조두뇌(Brain)]는 로빈 쿡의 1981년 작품이다. 국내에는 1992년에 '열림원'에서 [브레인]이라는 제목으로, 1995년에 '오늘'에서 [인조두뇌]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2019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작가 로빈 쿡은 의학과 미스터리 스릴러를 결합한 의학소설을 꾸준히 써왔다. 의학계와 의료계의 비윤리적 행위와 범죄를 다루면서 독자에게 재미를 전해주고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주인공 마틴 필립스는 신경방사선 분야의 권위자이고 병원에서 신경방사선과 부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 과학자 윌리엄 마이클스와 획기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X-ray 사진을 판독하는 기계를 만든 일인데, 의사가 찾아내지 못하는 병의 징후를 기계(AI)가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틴은 병원에 있는 진료기록 중 X-ray 사진을 이용해 기계를 테스트하고, 그 과정에서 의사인 자신이 감지하지 못하는 환자의 질환을 기계가 알려준다.

의심스러운 부분을 파고들면서, 마틴은 몇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지독한 두통, 현기증, 이상한 냄새, 정신 이상, 성적 충동 증세를 느끼며 병원에 온 17명의 젊은 여성들이 병원 진료 후 차례로 실종되었고,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는 뇌가 사라졌다. 이런 일들은 누구 혼자의 힘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다. 병원의 누군가가 공모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만 해도 X-ray 사진에서 무엇을 빠뜨리거나 해석을 잘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듯이 검사실의 테스트에도 드물지만 약간의 실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가능성이 적은 실수와 고의적인 날조는 문제가 전혀 다르다. 결과를 날조하려면 몇 사람의 공모가 이루어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마틴은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다. - 274p.

의료기록과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조사를 하던 마틴은 병원장을 포함한 병원 관계자들의 방해를 받고, 경찰의 도움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건을 파고들수록, 방해는 점점 심해지고 위협까지 받는다.

     모처럼 연구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는데 이 병원이라는 곳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하게 울타리를 만든단 말이야. 꼭 내가 방사선학의 중요한 발견을 하지 못하도록 병원 전체가 내 연구를 방해하기로 작정한 것 같아. - 200p.

마틴은 의사로서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할 수 있는 연구를 하려고 하지만, 거대 조직은 막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 인체 실험을 포함하는 의학윤리를 져버린다. 이런 문제는 현재에도 일어난다. 인간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임상실험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윤리문제다. 병원과 제약회사는 임상실험에 대해서 숨기는 부분이 많다.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을 고발한다. 그리고 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인간윤리와 결부시켜 보여준다.

소설의 시간 배경은 2~3일 정도밖에 안 된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소설은 속도감이 빠르고, 의학적인 내용이지만 어렵지 않다.

     아직 만 이틀도 되지 않았는데 마치 2주일이나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X-ray 사진의 이상한 음영을 발견하고 느꼈던 그 최초의 흥분은 이제 공허한 공포로 변하고 말았다. 그는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이변을 폭로하는 것이 무서워졌다. 그것은 마치 자기 가정에 환자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277p.

30여 년 전에 작가는 인공지능 의료진단을 생각해냈다. 이 책의 제목 ‘Brain’은 의료피해자의 두뇌가 사라진 것과 컴퓨터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것 두 가지를 의미한다. 오래전 소설이지만 결코 긴장감이 떨어지지도 않고, 인공지능이라는 소재가 호기심을 유발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아날로그 장치가 작동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작가가 그 당시에 고발한 내용은 요즘에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의료 사고, 의료계와 의학계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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