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주고 헤아려지는 것은 같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 료의 생각 없는 생각
사소한 행동이나 작은 습관들, 등의 쉐입이나 고개의 각도, 목소리의 크기와 방향들, 물건을 내려두는 위치와 모양새, 자주 쓰는 단어와 악센트, 그저 지나던 사람들이나 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동식물들, 사물들, 무엇이 되었든 자세히 관찰하고 느끼는 일들이 아주 어려서부터의 일상이 되었던 것 같다.
모든 걸 알 수는 없어도 자세히 보고 느끼는 것, 진짜의 마음을 알고 싶어지는 것, 그리고 가능한 저 마음속 끝에 헤아려지길 원하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면, 너무 행복하고 근사한 인생이 될 것 같다는 바람과 생각은 늘 있었다.
일을 대하면서도 내 마음은 줄곧 그래왔다. 무언가 만들어내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하고 명예를 지니며, 부를 축적하는 상상은 아쉽게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사소하고도 깊던 타인의 마음을 읽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늘 일이 진행된 것이 어쩌면 어이없고 웃겨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무도 헤아려 눈치채지 못했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라면 더더욱 알아채고 싶었으니까. 해가 늘어갈수록 그 마음이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커져만 가는 이유에 대해, 런던 여행 내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림을 그리거나, 낙서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다가 레시피를 구상하거나, 입을 옷을 고르고, 인테리어를 상상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나. 무얼 향해 무얼 위해 매일을 가는 걸까.
‘무언가 주고 싶다’는 마음과 ‘무언가 갖고 싶다’는 마음은 어쩌면 같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헤아려주고 헤아려지는 것은 어쩌면 말이다. - 43p.
료의 생각 없는 생각 / 료 /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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