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 마을은 힘이 세다. 쉽게 소멸하지 않는다.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 / 후지나미 다쿠미 / 김범수 / 황소자리]
근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농현상’이 일어났다. 농촌엔 노장년층만 남았고, 이 현상이 지속 되어 현재는 고령층이 농촌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후속 세대가 그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농촌은 이대로 소멸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제는 농촌뿐만 아니라 지방의 작은 도시들도 이 위험에 처해있다. ‘지방소멸’이 공포로 다가온다.
인구 감소를 넘어 인구 이동의 문제.
정부는 근본 원인을 인구 감소와 저출산으로 보고 있지만, 이 문제는 인구 감소가 아닌 인구 이동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인구가 줄고 지방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왜 젊은이들이 농촌과 지방 도시를 떠나는가? 대도시가 젊은 인구를 끌어들이는 동력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농촌과 지방에서는 경제활동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젊은이를 불러들이기 위해서 각종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방으로 돌아오면 정착금을 주고, 출산하면 출산장려금을 준다. 거주할 집이 마땅치 않으면 집 구입비용을 지원해주거나 적당한 집을 알선해준다. 병원이 없으면 병원을 지역에 유치하고 각종 문화시설과 행사를 계획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증상에 대처하는 단편적인 처방일 뿐이다. 이런 식의 대증요법으로는 그 한계가 있다. 정착금을 받고 다시 지방을 떠나면, 출산 후 육아가 만만치 않으면 또 지방을 떠날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만을 요구하는 바람에 보조금 등에 의존한 인구 유치 경쟁에 빠져버리는 현재의 상황이 나는 몹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구 유치 경쟁을 부추기기만 할 게 아니라 대도시와 지방을 불문해, 이를테면 인구가 줄어도 풍족하고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 지역과 마을이 당장의 ‘생존’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내려는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 13p. ~ 14p.
저자는 ‘젊은이가 돌아오게 하려면 단기적인 지원책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문제가 해결되어야 지방에 거주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사실 중요한 문제는 단기적으로 인구 감소를 억제해 전출입 제로 수준으로 만든다든지, 전입초과라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게 아니다. 인구가 조금 적어도 괜찮으니, 지속적인 생활이 가능한 일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제대로 된 일을 만들어내는 지역에서는 언젠가 인구감소가 멈춘다. 조바심내며 보조금 등에 의존해 젊은이 모으는 데만 애쓰면 결국 생산성 없는 이주자 세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런 세대는 보조금이 끊기는 즉시 그 지역을 떠나버릴 공산이 높다. - 154p.
지방자치단체의 인구가 줄면 인근지역의 지자체와 합병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인구가 준다고 지역이 소멸하지는 않는다. 주민이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그 지역은 소멸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합병을 선택하는 지자체가 나올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지방이나 마을의 소멸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역의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고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47p.
저자는 인구 감소가 아닌 인구 이동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단순히 대도시와 지방의 인구 이동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자칫 이쪽 지역의 인구를 다른 지역으로 빼앗는 행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성장을 소홀히 하면서, 미래 세대의 부담을 늘리는 일이다. 국가를 쇠퇴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도시, 지방을 불문하고 젊은 세대가 더 부가가치 높은 일에 종사하는 사회를 구축하는 것, 인구가 줄어도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일’이다.
인구이동은 어디까지나 결과일 뿐,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 - 53p.
저자는 지방 재생 연구를 오래 해오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 등의 문제를 맞이했고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일본에서 시행하는 지원책의 한계와 올바른 대응방법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일본의 상황을 다양한 통계자료를 인용하여 보여준다. 지역에 정착한 젊은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성공적인 지자체의 지원 사례를 보여준다.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지방소멸의 위기감은 있지만, 마을은 힘이 세다. 쉽게 소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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