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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끄네집] 제주살이와 반려묘 '히끄'의 이야기

by oridosa 2019. 12. 13.

[히끄네집] 제주살이와 반려묘 '히끄'의 이야기 


히끄네집 / 이신아 / 야옹서가
 

히끄네집 / 이신아 / 야옹서가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어 책으로 펴낸 책이 몇 권 있다. [히끄네 집]도 그런 책이다. 이 책은 '제주살이와 반려묘' 이야기다. 저자는 도피성(?) 제주행을 하고, 지인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태프로 일하며 제주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길고양이를 만난다. 털빛이 희끄무레하다고 해서 이름을 '희끄'라고 지었다. 

제주에서 잠시 머물려고 했던 삶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삶으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입양해서 같이 사는 것으로 게 바뀌었다. 모두 뜻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인생은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스태프에서 운영자로, 길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처음 제주에 갈 때와는 다르게, 제주생활을 하면서 점점 적극적으로 변한다. 게다가 길고양이와 같이 살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도 생각하고 주변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 행복한 것들을 하나씩 챙겨나간다.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하다. 사실 사료는 사람이 편하자고 개발한 음식일 뿐,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자연식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손은 좀 가지만, 내가 먹을 음식과 히끄의 밥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는 시간이 참 좋다. 어떤 고급 식당 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만찬이니까. - 93p. 

반려동물을 돌보는 일은 어렵다. 단순히 먹이를 주고 같이 놀아주는 것만으로 제 할일을 다 하는 건 아니다. 뒤치다꺼리는 물론이고 번식, 부상, 죽음의 모든 일에 관여해야 한다. 돈도 돈이지만 그 마음이란 사람과 같이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처음엔 굶는 고양이에게 먹이는 주다가, 자기 집에서 재우다가, 아프면 병원에도 데려가야 한다. 그럴 때마다 반려묘는 인간의 삶에 무게를 얹어준다. 그것이 때론 가볍기도 또 무겁기도 하다.       

검진을 받으니 다행히 다리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건 아니었다. 소염제 주사 2대를 맞히고, 간 김에 구충제도 먹였다. 돌아오는 길에 한카피 님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단순히 밥을 챙겨주면서 시작된 관계지만, 이렇게 다쳐서 오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지 밤새 고민했다고. 어젯밤 수의사 친구에게 상태를 설명ㅣ했더니 골절이면 치료비가 100만 원이 넘는닥 해서 놀랐다며, 그래도 치료해줘야 당연한데 잠깐이나마 망설인 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간 사료 값과 병원비는 항상 한카피님이 부담했던 터였다. 내가 한 일이라곤 밥 챙겨주고 목욕시키고 영양제 먹인 게 전부였다. 혹시 한카피 님이 치료를 포기한다 해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 다친 걸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마음이 ㆍ무거웠다. 길고양이에게 그저 밥을 챙겨주기만 하는 것과, 아픈 고양이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의 무게는 확실히 달랐다. 히끄는 병원비 앞에 흔들렸던 우리 마음을 시험하듯 다음날 사라져 버렸다.  -  21p. 

이 책은 '제주에서 자리 잡고 살기'와 '반려묘와 같이 살기'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있지만 고양이 히끄의 비중이 더 크다. 저자의 글을 읽고 반려묘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자신의 생활과 경험이 남에게 이처럼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런 관심을 받으면서 저자도 긍정적으로 변했으니 열심히 살고 볼 일이다.       

히끄와 함께 살면서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도, 꿈도 없었지만 히끄가 놀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을 꿈꾸게 되었고, 고양이와 사는 기쁨을 알게 되었고,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곁의 또 다른 히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되었다. - 213p.  

이 책을 읽다보면 ‘힐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저자의 선한 마음과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가볍게 읽었는데, 읽는 사람의 기분이 차분해지고 선해져서 좋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혼자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닌, 다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가족이든 이웃이든 반려동물이든.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아야한다.      

히끄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집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일이 생겨 집을 비우는 날에는 히끄가 기다릴 것만 같아서 빨리 돌아가고 싶다. 남이 부러워하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행복해지고 싶어서 처음 얻은 나만의 집, 직접 선택한 첫번째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 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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