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아침의 책들 - 그 아버지에 그 딸 (‘그 아버지에 그 딸’ 중) ] 2020. 2. 1.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책을 사주면 그것을 읽었고, 성장하고 나서는 아버지가 읽은 책을 차례로 읽으라고 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읽는 법을 배웠다. 최근 들어 내가 번역이나 글을 발표하게 되자, 아버지를 알았던 사람들은 입을 모아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하고 말한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배운 것은,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글이라는 것은 제대로 써야 하는 것이라 그렇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문학을 좋아하는 큰딸을 자신의 생각대로 키우려고 한 아버지와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나름의 길을 개척하고 싶었던 나, 어느 쪽도 피할 수 없었던 타는 듯한 불화에 우리는 괴로움을 느꼈다. 나는 지금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아버지에게 긴 편지를 쓰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로부터 답장을 받고 싶다. - 45p.
먼 아침의 책들 / 스가 아쓰코 / 송태욱 / 한뼘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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