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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 내 그림자를 가져가시고 그 주머니를 주세요.

by oridosa 2020. 5. 20.

[그림자를 판 사나이 - 내 그림자를 가져가시고 그 주머니를 주세요. ] 


“혹시 저에게 당신의 그림자를 넘겨주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제가 이 자리에서 즉시 당신의 고귀한 그림자를 들어 올려서 제 안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허락만 해 주시면 됩니다.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는 제 일입니다. 그러면 그 대가로, 감사를 표현하는 의미에서 저는 당신께 이 주머니 안에 갖고 있는 온갖 잡동사니 물건 중 하나를 선택하시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거래하십시다. 내 그림자를 가져가시고 그 주머니를 주세요.”

그는 악수를 하고는 지체 없이 내 앞에 무릎을 꿇어앉았다. 나는 그가 놀라운 솜씨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 그림자를 풀밭에서 살짝 거둬들여 둘둘 말아 접어 몸 안에 집어넣는 것을 보았다. 다시 일어서서 그는 내게 공손히 인사를 건네고는 장미 숲을 향해 되돌아갔다. 그가 나직이 내뱉은 웃음소리를 나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행운의 자루 끈을 꼭 쥐었다. 내 주변에는 햇빛이 빛나고 있었고, 나는 제정신을 잃었다. - 26p. ~29p.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 최문규 / 열림원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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