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가의 죽음 ] 스코틀랜드 풍의 추리소설
[각본가의 죽음 / M. C. 비턴 / 전행선 / 현대문학]
M. C. 비턴(본명 : 매리언 채스니 기번스)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다. 작품에서는 당연히 스코틀랜드 풍이 느껴진다. 국내 독자들이 접하는 추리소설에서 일본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이렇게 색다른 느낌의 작품을 접하게 되면 또다른 재미가 있다. 영국의 대표작가인데,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로 더 유명하다. 국내에서 시리즈 15권이 소개되었다. 이번에 시리즈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만족스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추리소설과 비교를 하게 된다. 작가의 특징인지 지역 특색인지 모르겠지만, 범죄의 묘사가 과하지 않다. 큰 몰입보다는 작은 호기심을 추구하는 것 같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는 ‘OOO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규칙을 잘 지키는 작가.
스코틀랜드 고지에서 은퇴 생활을 보내는 70대의 탐정소설가 퍼트리샤 마틴브로이드에게 그녀의 소설 ‘만조의 사건’을 드라마로 제작하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작가는 기꺼이 드라마 제작 계약서에 서명하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드라마 제작이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와 드라마 촬영지의 보수적인 목사는 이에 항의를 하고, 촬영장은 한바탕 소동에 휩싸인다. 게다가 스타 각본가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각종 갑질을 하고, 촬영장 분위기는 점점 나빠진다. 그리고 각본가가 살해당하고, 연이은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 드라마는 제대로 촬영을 끝마칠 수 있을까. 그리고 누가 각본가를 죽였는가. 다른 살인의 범인은 또 누구인가.
“그게 드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기는 하겠죠. 제작사에서 돈으로 뭔가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외에는 다 느낌이 안 좋아요. 그 피오나라는 여자 제작자는 각본가라는 제이미 갤러거 때문에 해고를 당했고, 글래스고에서 왔다는 젊은 남자 하나는 자기 친구가 쓴 [축구 열기] 대본을 제이미가 훔쳐서 자기 것인 양 써먹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미 폭력 사건도 일어났어요. 그 젊은 남자 이름이 앵거스 해리스인데, 그가 제이미의 코를 주먹으로 한 방 먹였거든요. 걱정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아니면, 텔레비전 쪽 사람들이 원래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걸까요!” - 114p. ~ 115p.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본가에게 감정이 안 좋다. 누구라도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다. 지역 경찰인 해미시 맥베스는 용의자들과 만나면서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범인이 아니었으면 했던 사람이 범인이 되자 해미시 맥버스는 답답하고 아쉽다. 한바탕 소동으로 시작한 연쇄살인은 조용히 마무리 된다. 그리고 경찰과 지역민은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간다.
나머지 시리즈 도서도 궁금하다. 순경 해미시 백버스는 화려한 탐정은 아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 작가는 마흔 살에 첫 책을 내기 전까지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순경 시리즈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BBC 스코틀랜드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작가는 2019년 12월 30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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