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역습] 현명한 대중이 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
[부자들의 역습 / 장 루이 세르방 슈레베르 / 정상필 / 레디셋고]
부자들의 역습‘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요즘 무상복지, 무상교육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속담은 완전무상복지에 제동을 거는 하나의 핑계가 될 수 있다. 속담을 따르면 국가의 완전한 복지는 어렵다는 말이 되겠다. 그렇다고 빈곤층의 생존, 저소득층의 교육과 의료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기만 해야 할까? 해답은 부자들의 자발적 행동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부자들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것,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기회를 잡은 것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라면 부자들은 존경을 받을만하다. 그런데 그들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면, 그리고 부자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부의 축적은 합법성, 도덕성과 길을 같이 해야 한다.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관점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두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는 행위는 언제나 비난을 받아왔다. ~ 이것보다는 경미하지만 여전히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은 부당하게 부를 늘리는 것이다. 기득권, 유산, 뜻밖의 투기 수익 또는 노력이나 공적과는 상관없이 받는 급료 등이다. - 214p.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것 외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 부를 불리는 경우도 있다. 부자들은 일을 하지 않아도 부자의 돈이 계속해서 일을 한다. 부자와 서민, 그리고 빈곤층은 이런 문제로 점점 더 격차가 심해진다. 부의 불평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질적인 병이다. 부의 불평등은 계층을 고착화시키고, 계층 간 단절을 만든다.
매년 부자들의 재산 가치는 7~8% 성장하는 반면, 세계 총 생산은 5% 성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 해만을 보면 그리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차이가 쌓이면 둘 사이의 간격은 벌어질 대로 벌어져 사회적 통합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 150p.
돈이 돈을 벌고, 그것으로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것을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러한 불평등은 과거로부터 유지되어 온 재산이 생산 증가와 임금 상승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재자본화 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번 형성된 자본은 생산이 증가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스스로 성장한다. 과거가 미래를 잡아먹는 것이다. -150p
한번 부자가 되면 부를 잃는 일은 생기지 않고 부는 점점 더 커진다. 반면에 저소득층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또한 부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권력을 차지한다. 부자들은 재정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치적으로, 심지어 이념적으로까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33p). 한번 권력을 잡은 부자들은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그 권력을 이용(44p)한다. 부의 축적 -> 지배 -> 부의 축적, 이런 고리가 만들어진다. 그 고리는 견고해서 깨지지 않는다.
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방치한다. 정부는 빈곤층의 비율을 지켜볼 뿐이다. 어느 나라든지 빈곤층이 15% 이내로 유지가 된다면 사회적 잡음, 사회 불만이 있을지라도 폭력 소요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부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특히 정치인들에게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정치인들의 임기보다 부가 더 오래간다. 정치인들이 부자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만들고 부자들은 정치인들을 조종하여 더 많은 부를 쌓는다.
선진국에서의 이러한 불평등은 심각하더라도 최악은 아니다. 선진국은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대응책(보호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가난이라는 것이 ‘비참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보호막이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를 피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39p). 부의 불평등은 신흥부자들이 대거 등장하는 나라, 사회 보호막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후진국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지금보다 미래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미래를 떠올리면 불평등은 단지 재정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불평등은 사실 교육과 관련된 경우다. 교육은 가장 느린 동시에 가장 강력한 사회적 계층 이동의 장치이기도 하다. ~ 세계적으로 돈 있는 자들이 더 많은 능력을 가지게 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 실제로는 돈이 있는 사람만이 자녀들이 공부할 수 있게 지불할 수 있다. ~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부자들이 달리기의 선두에 서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 118p. ~ 121p.
부의 불평등은 교육의 불평등을 낳고, 돈이 더 많은 부자를, 더 가난한 계층을 만든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부자에게서 강제로 돈을 빼앗아 오는 것? 가난한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를 하고,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저자는 현명한 대중의 힘을 말한다.
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더욱더 집단 지성을 신뢰하게 됐다. 대중은 갈수록 교양이 있고 평화를 갈구한다는 점과 동시에 대중은 디지털 혁명 덕분에 중요한 토론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사고방식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메시지는 매수되거나 조종당하기 쉬운 권력과 미디어의 도움 없이 퍼진다. 아직도 이 결정적 움직임을 막으려고 애쓰는 독재 정권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점차 싸움에서 지게 되어 있다. - 253p.
사회의 변화는 많은 부자를 만들어냈다. 부자들은 자신이 가진 재력으로 또 다른 부를 만들어내고 권력을 얻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세계를 굳건히 다져놓았다. 부는 진화를 거듭하는, 천적이 없는 생명체와 같다. 자신을 위험에 내모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다른 집단을 공격한다. 부자들의 부와 권력을 견제하고,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부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이 그들을 견제하며 지켜봐야 한다. 부자들이 윤리적 규칙을 지키면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 아닌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번역은 한국어 실력에서 완성된다. (0) | 2022.08.02 |
---|---|
나는 나를 고용하기로 했다 - 경력을 재구성하라 (0) | 2022.07.28 |
[여행자의 글쓰기] 여행하고 글쓰는 사람, 여행작가 (0) | 2022.07.20 |
영어 원서 쉽게 읽기 - 영어 원서를 읽는다는 것 (0) | 2022.07.15 |
라디오 탐심 - 좋은 라디오와 좋은 방송을 만든 애트워터 켄트 (0) | 2022.07.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