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여행법 ] 마케터와 투자자의 관점에서 여행하기
[마케터의 여행법 / 김석현 / 북스톤]
마케팅은 좁게 말하면 잘 팔리도록 기획하는 것이고, 넓게 말하면 제품의 기획부터 제조, 판매, 영향을 아우르는 말이다.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간단하게 마케팅을 정의한다.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와 관련된 모든 행위 전반이 마케터의 일이다(8p)’. 마케터의 자질과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취향’인데, 좋은 마케터는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취향은 경험을 통해 생겨나고, 시간이 쌓이면서 다듬어진다(25p). 좋은 취향이란 좋은 제품 및 서비스를 알아보는 안목이다. 좋은 취향은 투자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행은 취향을 만드는 유용한 수단이다(25p).
이 책은 마케터와 투자자의 관점에서 저자가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관찰하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한다. 유럽은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곳이며, 앞선 소비 트렌드를 먼저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유럽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과 시대 흐름에 맞춘 기업의 다양한 시도를 전한다. 유럽 시장에서 저자의 관점은 세 가지다. 1. 지속 가능한 경영, 2. 브랜드 경험, 3. 투자 감각.
마케팅은 단순히 물건을 많이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더 좋은 상품, 더 좋은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문화에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경영이다. 길게 내다보는 시각은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의 마케팅은 그런 개념이 필요하다. 긴 시간 개념, 넓은 공간 개념이 마케팅에 접목되면 다양한 제안들이 나올 수 있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문학적 배경, 성향 등도 마찬가지.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이자 마케팅 전문가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쓴 책 가운데 <컬쳐 코드>가 있다. 컬처 코드란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 의미’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동일한 제품 또는 서비스라 하더라도 문화권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을 실시하고 다른 광고를 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역시 그 사회 컬쳐 코드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230p.
과거의 마케팅은 일종의 전문지식이자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상식이 되었다. 세상 모두가 무언가를 마케팅한다. 마케터는 차별화에 대한 노력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여행은 그런 감각을 키우기에 효과적이다. 거기에 투자 감각이 더해지면 ‘관찰 -> 마케팅 -> 투자 ->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의 범주가 달라지고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저성장에 대해서 높은 접근성과 낮은 가격을, 유럽 축구에 대해서 스포츠 마케팅을 언급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디에선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마케터라면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physical distance)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까지 줄일 수 있는 접근성 마케팅 혹은 접근성 브랜딩에 관해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 79p.
장기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득 수준이 낮고 차량을 보유하지 않으며 도시에 사는 1~2인 가구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이들이 유통업체에 기대하는 니즈는 높은 접근성과 낮은 가격이다. - 84p.
축구를 비롯한 모든 프로스포츠의 본질은 마케팅이다. 축구를 볼 때도, 야구를 볼 때도, 이종격투기를 볼 때도 이 점을 유념한다면 마케터로서 한층 흥미로운 관찰이 가능할 것이다. - 158p.
마케터가 지녀야 할 자질과 자세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이 된다. 1장에서 다루는 마케터의 여행기술은 저자의 의도와 행동을 잘 설명한다. 하지만 2장, 3장의 기업과 투자 이야기는 딱딱한 편이다. 기업보고서의 성격이 강해서 지루한 면이 있다. 변화하는 광고계에 대해서도 진단하고 마케터가 할 일을 제시한다.
광고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광고의 주요 채널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을 뿐이다. TV 광고 시장이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시장 자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앱내 광고, PPL 등 새로운 광고 시장이 성장해 대체할 뿐이다. 어쩌면 성장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성장할 새로운 광고 채널을 미리 탐색하고 발굴하는 것 역시 ‘마케터의 일’ 아닐까? - 255p.
마케팅의 참신한 예를 들어준 책으로 '도쿄의 디테일(생각노트)'을, 마케터(기획자)의 능력을 키우는 책으로 '기획자의 습관(최장순)'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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