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의 삶의 마무리, 쓰바타 슈이치, 쓰바타 히데코]
국내에서 [밭일 1시간, 낮잠 2시간],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의 책을 통해 알려진 노부부 쓰바타 슈이치(1925년생)와 아내 쓰바타 히데코(1928년생)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었다. [인생 후르츠](2014년 영화 촬영, 2018년 12월 개봉). 할아버지 슈이치는 젊어서 건축설계일을 했다. 은퇴 후에 부부는 같이 농사를 지으며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 계절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고 집안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생활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소하며 여유가 있다.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절판) 책을 읽고 마음이 푸근해졌다. 젊어서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아등바등 사는 것이 일반인들의 삶이라면, 이렇게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을 누리며 사는 모습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나이 들고 은퇴했다고 모두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생활 철학이 있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만 하더라도 노부부의 나이는 80이 넘었다. 살 날이 많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 텐데, 오히려 시간에 초연한 것이 더 부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는 어느 날 밭일을 하다 잠깐 쉬려고 눈을 감은 채 그대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리고 할머니도 올해(2019년 4월) 세상을 떠났다. 생을 마치는 것은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삶의 마무리. 독자와 관객으로 노부부를 알게 된 사람들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접했다. 물질의 욕망과 관계의 복잡함, 시간의 조급함에서 의연한 삶. 소박하고 담담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 [500자 풍경사진 199]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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