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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어르신이 새로운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 -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by oridosa 2023. 4. 20.

[시골어르신이 새로운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 -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앞집 할머니는 60년 전에 이 마을로 시집온 후, 마을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예순 중반의 어르신은, 젊은 시절 잠시 마을을 떠나 서울살이를 하셨는데 몇 해 만에 다시 돌아오셨다고 했다. 마을 어르신 대부분이 이러했다.

 

나는 서울에서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10년 가까이 살았다. 몇 년마다 이사를 하긴 했지만, 고작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한두 블록이 떨어진 곳으로의 이사였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한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니 눈에 익은 건물과 가게가 많다. 출퇴근길에 매일 지나는 오래된 식당도 그중 하나인데 얼마 전, 그 식당이 헐리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그 식당이 무엇으로 바뀔지 궁금해서 며칠 내내 그곳을 기웃거렸다. 만약 내게 조금의 넉살이 있었다면, “여기 뭐로 바뀌는 거예요?”라고 슬쩍 물어봤을 것이다.

 

10년을 산 동네의 오래된 가게가 바뀌다니, 길을 지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공사가 얼마나 진행됐나 싶어, 돌아가는 길인데도 일부러 그 식당이 있는 길로 간 적도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평생 산 마을, 그것도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집에 낯선 이가 든다니 그 신기함과 걱정이 오죽하실까. 내가 마을의 핫이슈가 되고, 우리 집 마당이 핫플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낯설고 어색한 관계가 순식간에 편해질 리는 없다. 이 관계에는 다른 게 아니라 ‘시간’이 필요했다. 정겹게 색이 바랜 풍경화 속에 혼자만 새로 그려 넣어진 무언가처럼, 어색한 선명함이 사라질 시간 말이다. 나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그저 편히 있자고 다짐했다.

 

내가 이 마을에 들어오고 또 한 가구가 새롭게 마을에 정착했다. 조용하고 별일 없는 마을에 자주 없는 별일인 것이다. 그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자꾸만 그 집 담장을 기웃거리게 된다. - 54p.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김미리 / 휴머니스트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김미리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김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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