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안 쫓아가고 뭐해? 인연의 시작, 그렇게 부부가 되다 - 커피 일가 ]
찻집은 그때까지도 오사무에게 인생을 좌우하는 귀중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였는데, 그 ‘카르코’에서도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 어느 봄날, 여느 때처럼 카르코를 찾은 오사무는 낯익은 손님의 모습을 발견했다. 시부야 블랙호크의 단골이었던 노구치 미호코였다. 이전, 음반 [오쿠노 오사무]를 선물한 지 1년 정도 지났을까. 당시 미호코는 도쿄의 영화관 ‘테아트르 긴자’에서 입장권 회수 직원으로 일했는데 사가현의 본가에 돌아가던 중 훌쩍 교토에 들렀다고 했다. 오사무는 설레는 마음을 꾹 참고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에요, 어쩐 일이에요?”
“교토를 좋아해서 이따금씩 찾아와요. 여기 소문난 찻집이기도 하고.”
마치 영화 같은 극적인 재회였다. 은근히 물어보니 남자 친구와의 관계가 잘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오사무 쪽은 긴 머리를 잘랐고, 의뭉스러운 분위기도 다소 사라진 모습이었다. 미호코는 오래된 찻집을 좋아해 고베의 니시무라 커피점에서 반년 정도 더부살이로 일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잡지에서 알게 된 로쿠요샤를 방문한 적도 있다고 했다. 오사무가 로쿠요샤의 아들이라는 얘기는 도쿄의 지인으로부터 들었다.
“본가가 찻집이라니 좀 부럽네요.”
미호코가 가게를 나서는 모습을 그저 눈으로 쫓고 있던 오사무에게 카르코의 사장 와타베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소리쳤다.
“너 지금 안 쫓아가고 뭐해?”
황급히 미호코의 뒤를 쫓아 나온 오사무, 연락처를 물은 후 두 사람은 교토와 도쿄라는 먼 거리에서 편지 왕래를 시작했고, 마침내 교제로 발전했다. - 100p.
커피 일가 / 가바야마 사토루 / 임윤정 /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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