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는 데 필요한 건 책상, 의자, 종이, 연필뿐입니다. - 위기의 쓸모
내가 대학 신입생이던 해 11월 초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예일 대학교 미술관의 대형 강당에서 제임스 볼드윈의 강연을 들었다. 어떤 동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혼자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명 소설가이자 수필가, 활동가였던 볼드윈은 그 당시 59세였다. 그때는 몰랐지만, 볼드윈은 이미 글쓰기에 대한 여러 독설로 명성이 높았다.
- 재능은 중요하지 않다. 재능만 믿다 망한 작가들이 많다. 재능 너머에 있는 것들은 평범한 말들이다. 훈련, 열정, 행운,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끈기.
- 작가가 되고 싶다면 나도 말릴 생각은 없다. 작가가 될 생각이 없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출발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줄 누군가이다.
-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란 알고 싶지도, 찾고 싶지도 않았던 것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그건 운명과도 같다.
강연이 끝날 때쯤 누군가가 일어나 신인 작가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지 질문했다. 당시에는 작가가 될 생각이 없었지만 난 그의 대답 하나하나를 기억한다.
“작가가 되는 데 필요한 건 책상, 의자, 종이, 연필뿐입니다.”
오늘날 기준으로는 조금 괴짜 같은 대답일 수도 있다. 이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철퇴에 얻어맞는 듯한 충격으로 내 뇌리에 남았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그럼 일단 써라.
라이프스토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그의 대답을 생각했다. 전환기에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람이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세상이 가장 변덕스럽게 느껴지고 딛고 선 땅이 흔들릴 때, 그들은 책상, 의자, 종이, 연필을 찾아 글을 쓰기 시작하며 삶을 회복했다. - 304p.
위기의 쓸모 / 브루스 파일러 / 조영학 / 동아시아
Life is in the transitions / Bruce Fe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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