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장미. 장미 옮겨 심은 할머니
몇 해 전, 1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작은 화분에 있는 장미를 1층 화단에 옮겨 심으셨다. 무슨 기념일에 가족이 선물한 화분이었을 텐데, 한동안 집 안에서 키우다가 밖으로 내놓으셨다.
처음엔 크기가 작아서 신경을 많이 쓰셨다. 폭우가 내리기 전에 큰 바가지를 덮어놓고, 한여름에는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셨다. 뜨거운 한낮에는 햇빛 가리개도 놓고, 아무튼 지극정성이셨다.
그렇게 여름 무더위, 장마, 한겨울 추위를 잘 견디고 장미는 올해도 예쁘게 꽃을 피웠다. 10월이 끝나가는 지금도 빨간 장미꽃이 예쁘게 피었다. 11월 중순까지도 꽃은 남아 있을 것이다.
80이 넘으신 할머니는 내년, 그 이후에도 꽃을 보기 위해 화분의 장미를 옮겨심으셨다. 옆집의 젊은 나는 할머니보다 마음이 조급하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린다고 답답해하며 짜증 낸다. 할머니는 남은 인생을 길게 보시고, 젊은 나는 그렇지 않다.
억지도 되는 일은 없다. 순리대로 일하고 기다리면 된다. 마음이 조급하면 기다릴 수 없고, 기다리지 못하면 기회를 놓친다.
할머니의 장미를 보면서 마음가짐을 다시 새겨본다. (2024.10.30.)
영상 : 10월의 장미. 몇 해 전 작은 화분에서 옮겨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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