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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기술자들은 혼자 내버려두면 안 돼 - 안티 사피엔스

by oridosa 2024. 12. 6.

[뛰어난 기술자들은 혼자 내버려두면 안 돼 - 안티 사피엔스 ]


“질병 치료 목적의 나노 칩을 금지된 인체 실험에 사용했다니 당혹스럽군. 자넨 나 하나가 아니라 온 세상을 속였어!”

“치료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가 대가 없이 자원한 실험은 불법이 아니에요.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인류에 필요한 연구였어요.”

“자기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인류를 들먹이니 우습군. 그렇게 만든 세상이 더 나아질지 지옥이 될지 자네가 어떻게 알아?”

“만약 앨런이 10년 일찍 개발되었으면 제가 자각하지 못한 암 초기 증상을 감지하고 조치했을 거예요. 병을 예방하고 추적할 뿐 아니라 육체를 강화하고 노화를 늦출 수도 있었겠죠.”

“아무리 변명해도 자네가 만든 건 괴물일 뿐이야. 난 이 일에서 빠지겠네.”

차 박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연구실을 나갔다. 사이토는 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붉게 달아오른 이마를 훔치며 말했다. 

“박사 말이 맞아. 인류의 미래를 바꿀 저게 괴물이 아니면 뭐겠나? 이래서 뛰어난 기술자들은 혼자 내버려두면 안 돼. 세상을 뒤바꿀 물건을 만들고도 자기가 뭘 만들었는지 모르거든. 그 물건이 인류를 어떻게 바꾸고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킬지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원폭을 만든 사람들이 그것이 불러올 재앙을 알았다면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을까?”

“잘못된 비유예요. 이 프로그램은 인류의 인식과 지성을 확장할 뿐, 수천 도의 열로 사람을 태우거나 도시를 무너뜨릴 폭풍을 일으키지 않아요. 지금 상품화하면 AI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어요.” - 142p. 

안티 사피엔스 / 이정명 / 은행나무
Anti Sapiens

안티 사피엔스 / 이정명 / 은행나무
안티 사피엔스 / 이정명 /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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