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세속적 교리, 십계도(十界圖) - 솔스케이프
불교의 세속적 교리 중에, 세상을 수직적 단계로 나누는 ‘십계도(十界圖)’라는 게 있다. 제일 아래 단계에 있는 세상은 지옥으로, 죄지은 자의 영역이다. 그 위가 아귀들이 사는 세계로 탐욕과 인색, 질투의 화신이 모인다. 다음이 짐승처럼 서로 잡아먹고 싸우는 축생의 세계이고, 그다음이 축생과 인간이 섞여 사는 아수라의 세상이며, 그 위가 이성을 가진 인간, 또 그 위인 여섯 번째 단계에는 하늘이 있어 여기까지가 인간계다.
인간계 바로 위는 성문으로 부처님 말씀을 듣고 깨달은 이들이 사는 세상이며, 그 위 여덟 번째가 연각이니, 스스로 깨닫는 사람 즉 불교의 성자가 사는 세계를 일컫는다. 아홉 번째는 보살의 세계인데, 보살은 깨닫기를 원하면서 중생을 구제하기도 하며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존재다. 마지막 열 번째가 바로 부처의 세상으로, 모든 불자의 최종적 목표다.
불교 건축은 이 십계의 세상 중에서 하늘 위 곧 성문과 연각과 보살 그리고 부처를 위해 조성하는 영역으로, 그 위계에 따라 가장 중심적이고 높은 곳에 부처를 모신 불전을 둔다. 석가모니를 모시면 대웅전, 광명이라는 뜻의 비로자나불을 보시면 비로전 혹은 대적광전, 헤아릴 수 없는 빛과 수명의 아미타불을 모시면 극락전 혹은 무량수전, 미래에 오는 미륵불을 모시면 미륵전이라고 각각 달리 부른다.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보살은 부처상 옆에 모시거나 관음전, 문수전, 보현전으로 이름하며 독립된 건물을 세우기도 한다. 그 아래 혹은 그 둘레에 연각의 스님들을 위한 수행처가 있고, 또 그 아래 주변에는 성문 즉 부처님의 말씀 듣기를 원하는 중생들을 위한 시설이 있다. 이들의 출입을 수미산을 지키는 사대천왕이 천왕문에서 걸러내어 보호하며, 이 모두의 앞에 첫 산문인 일주문을 두어 속계를 잇는다. 이러한 구성은 우리 땅에 지어진 거의 모든 절의 건축 원칙이며, 규모가 작을수록 그 체계가 더욱 명징해진다. - 185p. ~ 186p.
* 십법계(十法界)라고도 한다. 미혹한 세계로서는 지옥(地獄) · 아귀(餓鬼) · 축생(畜生) · 아수라(阿修羅) · 인간(人間) · 천상계(天上界)의 6종을 상정하고, 깨달음의 세계로서는 성문(聲聞) · 연각(緣覺) · 보살(菩薩) · 불계(佛界)를 상정하고 있다. - 불교개론 / 리기영 / 한국불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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