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스케이프’와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건축가 스승과 제자.
건축가 승효상의 2024년 신작 [솔스케이프]를 읽었다. 2024년 12월 말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1월 초에 다 읽었다. 건축가로서 많은 책을 펴낸 건축가이자 작가 승효상.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집과 자연과 인간의 연결, 건축에 대한 사유를 느낄 수 있다. 언어가 깊이 있고 사상은 높고 이야기는 폭넓다. 읽으면서 매우 만족한다. 독서의 맛이란 이런 것이다.
몇 년 전에 읽은 일본 작가의 소설, 마쓰이에 마사시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소설 속 주인공도 건축가인데, 대학 시절 일본의 유명 건축가 사무실에서 일하던 한 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스승의 모습을 보며 건축을 배우고 깨닫는 제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솔스케이프]에는 건축가 승효상이 1974년 대학을 졸업하고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에서 일을 할 때의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대건축가와 신입 건축가가 한 공간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장면과 겹쳐졌다.
두 책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이다. 독서의 맛, 언어의 아름다움, 고귀함 등을 느낀다. 사람 사는 이야기만큼 재미있는 것이 또 있을까.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다양한 인생을 살펴보는 건축가의 눈이 부럽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전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올해 첫 독서가 이리도 충만하다니.
2025.1.6.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 비채
솔스케이프 SOULSCAPE (사유하고 성찰하는 건축 풍경에 관하여) / 승효상 / 한밤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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